나른한 봄날의 안전

2006-04-28     제주타임스

유래 없이 길었던 올 겨울도 어느덧 지나가고 길가의 작은 모퉁이는 물론 도로의 가로수에도 화사한 꽃잎이 달콤한 향기로 사람들을 유혹하는 계절이다.
겨우내 차가운 날씨로 몸과 마음을 잔뜩 웅크리고 지냈던사람들에게 화창한 날씨와 여기저기 갖가지화사한 빛을 발하는 봄꽃들을 보면 긴장이 풀리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나른한 날씨로 인해 사람들의 긴장이 풀리면서 전기기구나 가스기구 취급 시의 부주의, 태만, 관리소홀로 인해 화재발생의 위험성이 높아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여유롭게 봄의 경치를 즐기며 기쁨을 느끼는 사람들과는 달리  소방관서에서는 사람들의 긴장감이 풀리는 봄철이야말로 어느 때보다 화재예방에 만전을 기하느라 분주한 시기이다.
봄철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실효습도가 50%이하로 떨어지는 일수가 많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조그만 불씨에도 삽시간에 큰불로 확대될 수 있다.
실제로 전년도 제주도 총 화재발생 건수(578건) 중 봄철기간 화재발생건수는 109건으로 산들화 화재가 57건, 불티화재가 29건, 전기화재가 23건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2004년 2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희귀생물의 서식지를 한줌의 재로 만들어버린 산방산 화재나 2005년 4월 30억원의 재산피해 및 문화재 소실을 가져온 강원도 양양 낙산사 화재를 상기시키지 않아도 조그만한 불씨로 시작된 화재가 얼마나 많은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화재는 작은 관심 하나로 예방할 수가 있다.
가정에서는 하나의 콘센트에 여러개의 전기기구를 접속하지 말아야 하고 집을 비울 때 사용하지 않는 전기기구의 플러그를 뽑고 가스기구의 중간밸브를 잠궜는지 확인해야 한다.
산이나 야외에서는 불법 취사행위를 하지 말아야 하고 특히 산에 오를 때에는 라이터나 성냥 등 화기물질을 소지해서는 안된다.
화재경계지구인 재래시장 상인들은 전기?가스 등의 무분별한 사용을 자제하는 한편 소방시설의 안전점검을 철저히 하고 평소 소방교육 및 훈련을 통하여 방화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여야 할 것이다.
  제주도 소방재난관리본부에서는「WHO공인 제주안전도시 만들기」추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제주방문의 해」로서 많은 관광객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때에 주민과 우리 소방이 하나가 되어 더욱 더 안전에 최선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강   경   여 (제주소방서 이도파출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