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서부지역 여학생들의 학습열 채워주는 터전

여학교로서의 장점 최대 활용…지역 균등 교육기회 부여

2006-04-27     제주타임스

대한민국의 근대사는 일제식민지에서 벗어나려는 민족투쟁의 역사와, 2차대전 일본의 패망으로 얻은 조국광복의 기쁨도 잠시, 6·25동족전쟁으로 국가의 존립의 위협받던 누란의 위기에서 벗어나 조국근대화를 이루기까지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의 세월을 이야기 하게 된다.
제주도의 현실도 예외는 아니었다. 제주도 근·현대사 최대비극인 4·3의 씻을 수 없는 상흔과 4·19, 5·16을 거치는 동안 교육풍토 역시 많은 변화를 거듭해 왔다.
1960년대 초 폐허의 강토위에 제주도 개발 붐이 불기 시작할  즈음 서귀읍에 이어 대정읍과 한림읍에 여자 중·고등학교 설립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이에 따라 1963년 12월 4일 제주도 서남부 지역의 여성 중등교육의 요람인 대정여자중고등학교 3년제 3학급 설립인가를 받고 이듬해인 1964년 3월 16일 중·고등학교 병설로 개교하였다. 
 당시 이 지역에는 육군 제1훈련소가 있었으며, 98육군병원이 훈련소와 같이 생겼는데 육군 야전병원이 전주지방으로 이전함에 따라 급한 대로 병동을 인수받아 교실로 개조하여 사용하였고, 1년 뒤에 본관건물을 짓고 교장실, 교무실, 서무실과 2개 교실 등 이 본관을 사용하게 된다.
초대 교장은 강달훈 선생으로 강 교장은 나중에 6대 교장으로 다시 부임하여 정년퇴직 시까지 개교와 발전 성장을 이끌어 냄으로써 대정여자고등학교의 산 증인이라 할 수 있다.
초대 학교설립 추진위원장과 개교 후 초대육성회장은 교육위원을 지낸 이재준 선생이 맡았었으며 학교발전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
1975년도에 9개 학급 인가, 1982년도에는 12학급으로 변경인가 받아 학생수가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대정여고의 가장 큰 변화는 1984년 3월 1일 대정여중이 대정중과 통합하여 분리되어 나가면서였다. 대정중과 대정여중의 통합은 분리개교 11년 만 이었다.
대정여고는 1985년 2월 15일 본관 13개 교실을 완공하였고 같은 해 7월 20일 3년제 15학급으로 변경 인가를 받아 운영되어 오다가 90년대에 접어들면서 농촌지역의 학생수 격감으로 인해 1994년 3월 1일 12학급으로 변경인가를 받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2004년 9월 1일 제14대 교장으로 부임한 김정숙 교장이 대정여고를 명문여고로 만들겠다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 후부터 신입생 수가 증가추세에 있으며, 중단되었던 통학버스(제주시↔학교)가 재개설 되어 2006년도에는 2대로 증차 운영되고 있다.
김정숙 교장은 학생들에게 미래지향적 사고와 끈질긴 노력을 바탕으로 일반계고등학교 학생이 지녀야 할 최고덕목이 면학 정진임을 강조하고 있다.
김 교장은 2006학년도 교육목표로 ‘변화하는 새 시대에 뒤쳐지지 않게 독서하며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하고, 진취적으로 미래에 도전하는 대정여고생’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정하고 전 교직원과 학생이 일치단결하여 면학열기가 가득 찬 학교풍토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대정여자고등학교는 2006년 2월 7일 제40회 졸업생을 포함 5,562명이 졸업동문을 갖고 있으며, 제주시 등 도심권으로 진출하지 못한 제주도 서부지역 여학생들의 미래를 대비하는 배움의 터전으로서 지역의 자랑으로 자리 매김 하고 있다.

▲대정여자고등학교 교육의 특색
대정여자고등학교는 제주도 읍·면 지역에서는 유일한 일반계여자고등학교로서 타 읍·면지역 남녀공학 학교에서 갖지 못하는 메리트를 지니고 있다. 
인근 학교인 대정고등학교, 고산관광정보고등학교 등과 교육과정운영에 필요한 수업지원대책을 수립추진하고 학생을 지도하는데 여학교로서의 장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과감하게 지역주민들에게 시설을 개방하고 있다.
또한 여성 특유의 정서함양과 덕성을 갖도록 하는 평생교육의 장으로 다양하고 폭넓은 문화소양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다도교실, 국악(가야금)교실, 풍물교실, 수영교실 등을 적극적으로 운영함은 물론 독서반, 4H, 걸스카웃, 방송반, 연극반, 컴퓨터 및 풍물동아리 활동과 같은 역동적인 학교활동 권장으로 지역정서함양에 직·간접적으로 공헌함은 물론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도움을 주고 있다.
학생들의 자율 활동을 증진시키기 위한 소식지, 영자신문의 정기발간이나 생활체육 장려, 우리 고전음악 익히기와 연중 다도교실 운영 등은 대정여자고등학교의 특색 있는 교육추진 항목이다.
일반적으로 고등학교 교육의 성과측정은 대학진학 결과로 나타난다.
1969년에 부활된 대학입학예비고사는 대정여고 3회가 처음으로 응시하게 되었는데 이때 제주시를 제외한 지역의 여자고등학교에서 유일하게 대정여고가 합격자를 냈었다.
대정여고는 1980년대 후반에 산남지역에서 대학진학률 최고를 나타내며 학력우위를 보여 왔다. 체육 분야에도 1996년 도민체전 여고부에서 종합 2연패를 하며 두각을 나타냈으니 학교에서 지속적인 지원 육성의 결과가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대정여고는 과거부터 육상, 연식정구와 함께 지금도 수영과 배드민턴 등은 중요 육성 종목이다.

▲총 동창회 활동상과 학교가 배출한 인물
오늘날 대한민국 여성은 직장인으로서, 자녀의 어머니로서, 남편의 아내로서 1인 3역을 소화해 내기 위해 무척 바쁘다. 여학교 졸업생들이 공통된 애로사항이 동창회 결성과 활동에 제약사항이 따른다는 자연스러운 고백이기도 하다.
현재 대정여고 총동문회장은 유아원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송월견 씨가 맡고 있으며, 졸업동문들은 바쁜 일상에도 해마다 후배들의 입학식장과 졸업식장을 방문하여 장학금 전달과 표창을 하며 후배들을 격려하고 있으며, 특히 총동창회에서 파생적으로 생긴 대정여고중등여교사회, 초등여교사회 등 자생단체모임에서 벌이는 장학사업은 후배들에게 더 없는 교훈으로 귀감이 되고 있다.
대정여고 출신동문들의 활약상을 살펴보면 교육계에 한라대학 간호과장 강기선 교수를 비롯하여 허순애, 김옥배, 정매자, 정수열, 장경숙 등 교장·교감·초중등교사를 포함 70여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연예계에서 김부선, 홍충민 등이 있고 금융 및 기타 업계에서 유경자, 강경렬, 문복선, 이원자, 김영숙 등이 대정여고 출신 맹렬 여성으로 활동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강   선   종 (기획실장/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