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명칭 바뀌는 것만 능사는 아니다

2006-04-25     제주타임스

얼마 전 언론 보도에 의하면 동, 서관광도로를 6월부터 동부관광도로를 번영로로, 서부 관광도로를 평화로 변경한다고 한다.
그것도 명분을 내새운 것은 7월 특별자치도의 출범 등으로 사회 환경변화에 따라 상징적인 도로명으로 변경한다는 뜬금없는 계획이다.
더욱이 제주 발전연구원에 의뢰를 하여 도내 거주 20세 이상 성인 남?여 74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 동부관광도로를 번영로가 좋다 75.7%, 적절치 않다 24.3% 서부관광도로를 평화로가 좋다 82.7%, 적절치 않다 17.3%로 나타났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도민 의견을 수렴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고작 745명을 전화로 조사한 결과를 가지고 도로명칭을 호락호락 바꾸려하는 것이다. 혹 이제 특별자치도 명분을 세워 여타의 이름들도 바꿀 소지가 있을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며 일부 부서의 업적으로 자랑할 의도로 보일 수 있다고 본다.
제주는 섬이다. 섬이라고 하는 것은 옛날에는 유배지이고 고립되고 닫혀 있는 지역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섬은 정반대인 열림 섬이 아니었던가.
그러나 과거에 붙혀진 도로명이 조금은 이상하지만 전통성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그대로 놔두는 것도 좋을 법하다. 과거 산업도로(관광도로)란 이름도 곰곰이 생각하면 의미가 있는 명칭이거늘 국제자유도시 출범이란 명분을 세워 도로명칭이 변경되는 그 자체부터가 문제가 있지 않는가?
우리네는 무엇이든 하루아침에 바뀔려는 의식이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농후함이 있다. 특별자치도가 출범한다고 하여 사람이름을 바꾼다고 그 사람의 인생이 다르거나 모습이 달라진 순 없다. 설령 이름이 좋지 않더라도 좋은 쪽으로 시야를 돌리면 좋은 것만 보이지 않겠는가? 또한 동, 서부 관광도로라고 명칭이 바뀐지 이제 얼마나 되었는가? 지난번 명칭을 바꿀 때 50년 100년을 내다보고 명칭을 바뀌어야 하는데 도로명칭 변경한지 이제 몇 해도 지나지 않아 다시 어떠한 명분을 세워 바뀐다는 것은 그 발상부터 그릇되지 않는가?
5.16도로 역시 한동안은 군사독재시절 붙여진 이름이라 새로운 명칭으로 바꾸려다 그대로 있다.
이웃나라 일본을 가보면 도로명칭이 몇  백년 아니 나라가 만들어진 이후 지금도 그대로 전통성을 이어가고 있고 심지어 우리네는 면도기 부속 하나만도 1년이 지나면 바뀌고 일본이란 나라는 30년 전에 구입한 면도기 날 하나도 쉽게 구할 수 있지 않았던가?
제주는 동북아의 관광허브로 만든다고 했다. 그러면 지난번 명칭을 변경한 관광도로도 그런대로 제주도와 상징성이 있어 보임직하나 무슨 번영이니, 평화이니 그것도 한번 명칭 변경된 것을 몇 해도 지나지 않아서 다시 바꾼다.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으며 바뀐다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제주에서 남북을 이어주는 산업적인 도로와 대한민국의 하와이 관광지로서 전통적이어야 하며 동, 서부관광도로라고 하는 것이 먼훗날까지 나쁘지는 않을 법하며 기존처럼 산업도로, 관광도로도 매우 뜻있는 이름으로 보아진다.
아무튼 제발 일부 부서에서 업적으로 생각해서도 안 되며 더 중요한 것은 도민들, 관광객들이 혼선이 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김   석   중 (전오라동 연합청년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