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湖岩) 양창보 '한국화전' 열려
용필법으로 화산암 제주의 자연 드러내는 작품 20여 점 선보여
2006-04-21 한애리 기자
양 화백의 칠순을 기념하며 기획된 이번 개인전은 그 어느때보다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작가로서 화업 반세기의 변화를 되돌아보는 계기이며 교육자로서 수많은 후진 작가들을 배출시킨 공로를 반추하는 기회이며 또 한 단체장으로서 제주화단과 미술문화의 정착에 기여한 성과도 회고해보는 의미있는 전시회라고 할 수 있다.
1962년 서울미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귀향한 이후 제주의 자연을 벗어난 적이 없는 그는 예술가로서 자연과 마주한 외길을 걸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 속에서 동백고목, 신나무, 녹나무 '우거지는 나무'를 가진 산간지역의 마을들은 자유롭다.
양 화백의 붓끝에서는 용흥, 위미, 한담, 진질, 곽지, 납읍 등 흥성했던 제주풍광이 역사처럼 되살아난다.
제주의 해안풍경과 한라영산을 중심으로 구별되는 산남과 산북의 산간풍경이 화백의 예술을 통해 원형적 자연의 모습으로 영원성을 부여받기를 기대한다.
특히 양 화백은 이번 전시회에서 순지의 바탕을 쓸어내듯 붓질하는 과정에서 거친 표면의 질감을 강화시키는 용필법으로 화산암으로 형성된 제주의 자연을 드러내는 작품 20여점을 선보인다.
제주대 김병택 교수는 "호암의 산수화에는 관념적 서사가 존재한다"며 "'정겨운 초가' '초가가 있는 풍경'은 한편으로는 대상에 대한 체험을 드러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체험 자체가 관념적인 것임을 보여준다. 그것은 대상을 있는 그대로 그리지 않고 변형, 변주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라며 양 화백의 그림에서의 체험적 공간에 관념적 서사가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호암 양창보 한국화전은 오는 26일까지 제주도문예회관 제1전시실에서 마련된다.
문의)754-5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