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도의원 공천 ‘내홍’

30분만에 후보자 변경…잇따른 반발 탈당 …

2006-04-19     정흥남 기자
5.31 지방선거에서 제주도의원 선거가 불과 4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나라당이 막판 후보공천 과정에서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공천자를 발표한 뒤 불과 30분만에 공천자가 뒤바뀌는 전대미문의 사태가 발생하는 등 일부 탈락자들의 반발이 뒤따르고 있다.
한나라당 제주도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지난 17일 오후 제13선거구(제주시 노형을)에서 공천을 신청한 문태성씨와 장동훈씨 등 2명의 예비후보 가운데 여론조사 경선을 통해 문태성씨를 공천후보자로 추천했다고 발표했다.
한나라당 제주도당은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을 발표한 뒤 이날 밤 여론조사 결과를 전산 처리하는 과정에서 지지도 순위가 바뀌었다는 서울 소재 여론조사 기관 업무착오로 이 같은 사태가 발생했다면서 문씨를 공천후보자에서 전격 취소하고 다시 공천자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당초 공천 후보자로 언론에 공개된 문태성 후보는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 제주도당과 여론조사 기관은 밀실 야합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조천읍 선거구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김순옥 예비후보는 18일 한나라당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김 예비후보는 보도자료를 통해 "한나라당의 공천발표는 마지막 여성주자인 김순옥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라 여성 정치참여를 희망하는 제주도 모든 여성들에게 한나라당이 수치를 안겨준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번 선거에서 당당히 한나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할 것"이라며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혔다.
또 조천읍에서 공천에서 탈락한 고민립씨도 이날 한나라당 탈당 보도자료를 통해 “한나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능력과 전문성을 지난 새 인물을 공천하겠다고 해 고위공직자 영입 환영식까지 내 놓고 심사위원들과 친분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아주 불리할 수 밖에 없는 공천심사를 했다”면서 앞으로 주위사람들과 협의, 출마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개추럼 하던 개가 웃을 일”

한편 열린우리당제주도당은 18일 한나라당의 제13선거구 도의원 후보자 공천 파문과 관련, 논평을 통해“개추렴 하던 개가 웃을 일”이라고 비꼬았다.
열린우리당 제주도당 대변인실은 이날 논평에서“당이 의뢰한 여론조사를 근거로 공천자를 발표한 지 30분만에 '전산 오류상 착오'로 순위가 뛰바뀐 것은 유치원 반장 선거도 이렇지는 않을 것”이라며“당 차원에서 여론조사 데이터를 꼼꼼하게 검증한 다음 회의를 통해 그 결과를 언론에 밝히는 게 기본이나 이런 정당운영 수준으로 제주도정을 이끌겠다니 개추렴 하던 개가 웃겠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