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공모로 명패 바꿔단지 얼마 됐다고…

동ㆍ서부 관광도로 또 ‘改名’

2006-04-10     정흥남 기자
제주도가 특별자치도 출범과 세계평화의 섬 지정 등으로 무르익고 있는 평화와 번영에 대한 사회 분위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동.서부 관광도로 명칭을 4년만에 또 바꾸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도는 2005년1월 27일 세계평화의 섬 지정과 오는 7월 1일 특별자치도 출범에 따라 제주의 산남과 산북을 연결하는 대표적 간선도로인 동.서부 관광도로 명칭을 변경키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제주도는 동부 관광도로 명칭은 ‘번영로’로, 서부관광도로 명칭은 ‘평화로’로 바꿀 방침이다.
제주도는 동부관광도로의 경우 제주시에서 표선을 거쳐 서귀포로 이어져 제주국제자유도시가 추구하는 공동번영의 정신을 담고 있어 ‘번영로’로 개명키로 했다.
또 서부관광도로는 제주시와 중문단지로 이어지면서 제주국제평화센터 및 제주평화연구소가 있는 의미를 최대한 담아 ‘평화로’로 바꾸기로 했다.
그런데 수십년간 제주도 남북을 중산간으로 가로지르면서 제주의 산업발전을 주도 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붙여졌던 ‘산업도로’라는 명칭이 ‘관광도로’로 바뀐 지 불과 4년 만에 도로 이름을 바꾸는 것에 대한 비판이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제주도는 1998년부터 국비 등 1528억원이 투입돼 애월읍 광령리와 남군 안덕면 동광리까지 22km 구간 4차선 확.포장공사가 준공된 2002년 3월 동부산업도로를 동부관광도로로, 서부관광산업도로를 서부관광도로로 바꿨다.
제주도는 당시 제주지역의 경우 이들 도로가 공업단지 등을 연결하는 성격인 ‘산업도로’보다는 이들 도로변에 형성된 각종 관광지와 또 제주의 대표적 산업인 관광을 상징할 수 있는 도로명을 찾기 위해 도민공모를 통해 ‘관광도로’명을 도입했다.
한편 제주도는 올 2월 제주발전연구원에 의뢰, 20세 이상 성인남여 745명을 상대로 전화조사를 실시한 결과 동.서부 관광도로를 번영로와 평화로로 변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이 각 75.7%(번영로)와 82.7%(평화로)에 이르렀다면서 이를 토대로 도로명을 변경키로 했다.
그러나 현재 제주의 중산간 ‘동.서부 간선도로’라는 구체성을 뒤로한 채 지극히 추상적 개념인 ‘번영’과 ‘평화’라는 개념을 도로이름에 도입할 경우 현재의 도로명칭에 익숙해 져 있는 도민정서를 어떻게 수용해 나갈 것인지 관심이다.
특히 동.서부 관광도로 인근에서 승마장 등 각종 관광업소 등을 영업하는 영세 업소들은 도로명칭이 바뀔 경우 업소 소개 등 현재의 관광 홍보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등 도로명 변경에 따른 민원도 잇따를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