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은 ‘OK'…현실은 'NO'

열린우리 ‘전략공천’ 가능성은?

2006-04-06     정흥남 기자
정동영 열린우리당 당의장은 지난 31일 제주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 참석한 자리에서 열린우리당 제주도지사 후보공천 상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주도지사 후보 공천을 미루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의장의 이같은 발언은 당장 열린우리당이 현 구도를 깨고 외부 인물을 영입, 제주도지사 후보로 내세우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불러 일으켰다.
정 의장 발언 이후 4.3위령제와 제주특별자치도추진보고회를 주재한 노무현 대통령의 제주방문에 정치권의 관심이 온통 집중됐다.
이는 더 나아가 양영식 전 통일부 차관과 여론조사를 통해 도지사 후보를 중앙당에 신청한 진철훈 예비후보의 행보로 모아졌다.
진 예비후보는 결국 이같은 지방정치권과 도민들의 관심을 의식,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직 사퇴라는 배수의 진을 치고 나왔다.
진 예비후보는 이날 이같은 점을 의식,45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열린 기자회견 자리에서 “당원들의 지지를 토대로 개혁세력의 지지를 이끌어 내고 정통성을 지키겠다”면서 “(정당 운영에는) 기본적인 도리와 예의가 있으며 (외부영입 또는 전략공천 때에는) 당이 깨진다”고 말했다.
진 예비후보는 더 나아가 “외부에서 영입한다고 해서 승리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서두를 꺼낸 뒤 “현직 지사 지지율이 30%를 밑돌아 지난 2년간 한일에 대해 역사적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이날 회견은 진 예비후보 진영이 개발센터 이사장직 사임과 이사장직으로 재직 때 ‘업적’등을 소개하기 위한 자리였는데 취재진의 질문은 온통 이른바 열린우리당 제주도지사 후보의 ‘외부 영입설’로 모아졌다.
열린우리당은 당선가능성이 불투명한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확실한 카드’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차선책’으로 제주지사 후보를 외부영입에 의존하는 듯한 모습을 일면 보여온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는 말 그대로 ‘생각’일 뿐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많은 난관에 봉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외부 인사를 영입했을 경우 기존 당원들의 혼란과 이로 인한 당의 정체성 논란 등 예상치 못한 문제들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
진 예비후보가 양영식 전 통일부차관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하고 조선희 전서귀포남제주신문편집국장을 대변인으로 영입하는 등 선거캠프 골격을 갖춘 뒤 개발센터 이사장직 사임이라는 배수의 진을 치고 선거전에 나서면서 열린 우리당 제주지사후보 외부영입 및 전략공천 가능성은 물 건너 갔다는 것이 지방정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