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ㆍ상생의 미래로 가자”
제58주년 4ㆍ3사건 위령제 이모저모
2006-04-04 정흥남 기자
도내 각급 기관단체장들과 4.3유족 및 일반 시민등 1만명이 평화공원 광장을 가득 메웠다.
지난 1만 하더라도 강풍과 폭우 및 도 전역에 대규모 정전사태까지 발생하면서 이날 행사를 준비해 온 관계자들은 한점 구름 없이 맑고 쾌청한 날씨를 화제로 이야기 꽃을 피웠다.
이날 오전 11시 위령제 행사시작 직전 노무현 대통령이 김태환 제주도지사와 김두연 제주도4.3희생자유족회장이 안내로 행사장에 도착하면서 이날 위령제 분위기는 절정을 맞았다.
행사장에 모인 유족들은 물론 이날 행사를 TV생중계로 지켜본 도민들은 한결같이 제주 4.3사건에 대해 과거의 자잘못 만을 탓하지 말고 화해와 상생의 내일로 나가자고 입을 모았다.
도민들은 특히 제주 4.3사건 각종 사업들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관심이 일회성이 아니라 영원히 이어지기를 기대했다.
△행사
이날 국민의례와 헌화 및 분양에 이어 이어진 경과보고에서 김두연 4.3희생자유족회장은 “(대통령의 사과 등으로)제주도민들과 4.3유가족들은 반세기 동안의 불명예와 사회적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면서 “제주도는 4.3의 아픈 역사를 딛고 밝은 미래로 닻을 올리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태환 제주도지사(4.3사건희생자위령제봉행위원장)는 주제사를 통해 “참여정부는 올 한해에만 이곳 4.3평화공원 조성과 유적지 복원 등에 국비 260억원을 지원했다”면서 “이제는 어깨를 펴고 특별자치도 도민으로서 당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미래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대통령의 행사참석에 따른 경호문제 등으로 비표를 소지하지 못한 유족들이 행사장 출입이 한 때 제한되면서 유족들과 행사관계자들이 마찰이 곳곳에서 빚어지기도 했다.
△정치권
정치권은 제58주년 4.3사건 위령제를 맞아 일제히 논평을 통해 4.3사건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국회 열린우리당 의장실에서 제15차 최고위원회에서 정동영 의장이 모두발언을 통해 “해방공간에서 벌어진 역사의 비극인 제주 4.3항쟁은 그동안 이 자체를 불온시하는 정권 아래서는 숨죽이며 4.3항쟁을 입에 올리지 조차 못했다”면서 앞으로는 이런 비국이 없는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날 민주노동당도 중앙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4차 최고위원회에서 문성현 대표가 제주 4.3항쟁 58주년을 맞아 유족들에게 위로를 표시했다.
이밖에 이날 제주출신 열린우리당 3명의 국회의원과 민주노동당제주도당 등도 일제히 논평 내고 4.3영령들의 명복을 빌고 이 땅에 진정한 평화가 깃들기를 기대했다.
△4월의 눈물
4.3문예작품 공모에서 대상을 차지한 아라중학교 강나영 양은 자신의 글(추모문) ‘4월의 눈물’에서 “엄마.이모 덕에 오늘 4.3의 역사에 대해 더 잘알게 됐지만 제 친구중에는 4.3에 대해 잘 모르는 친구들이 많다”면서 “삼일절 광복절 현충일 같은 공휴일이기도 해 친구들이 빼먹지 않고 기억하는데,4.3은 그렇지 않기에 더 그런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강양은 이어 앞으로도 계속될 4.3의 역사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어른들이 4.3의 역사를 모르다고 말하지 말고, 4.3을 알려줌으로써 제주의 역사에 관심을 갖도록 해주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