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으로…남으로…남으로”
김지사, ‘남쪽사람’ 챙기기
정부부지사-서귀의료원장-컨벤션사장까지
김태환 제주도지사가 최근들어 공석이 된 정무부지사를 비롯한 지방공기업 대표에 잇따라 ‘남쪽 사람들’을 임명,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주도는‘적재적소에 적임자를 임명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정치적 성격을 부인하고 있지만 실제 이를 액면 그대로 믿는 사람들은 별로 없어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김 지사가 5.31지방선거를 앞두고 ‘호남 및 산남’을 염두에 두고 이 지역 인사들을 등용한 것이라는 평을 쏟아내고 있다.
김 지사는 이계식 전 정무부지사가 퇴임한 직후 전남출신인 최창주 전 도의원을 전격 발탁했다.
최 정무부지사는 전남출신인데다 80년대 재야운동을 거쳐 평민당~새정치국민회의~새천년민주당~열린우리당 등의 정치생활을 계속했다.
정치권에서는 최 정무부지사가 동향인 제주지역 호남출신 인사들과 폭넓은 유대관계를 가지고 있어 5.31지방선거 때 적지 않게 기여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론 이에 대해 최 정무부지사는“선거에 개입하는 순간 사직 하겠다”고 펄쩍 뛰고 있다.
김 지사는 최근 고우경 전 원장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서귀포 의료원장에 양재식 서귀포 의료원 내과과장을 임명했다.
서귀포시 출신인 양 원장은 경북대학교 의과 대학을 졸업한 뒤 1992년 5월부터 서귀포의료원에서 의사로 재직해 왔다.
김 지사는 이어 이번에는 김종희 사장의 임기 만료로 공석이 된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이사장에 허정옥 탐라대 교수를 임용했다.
허 교수 역시 서귀포시 출신으로 일부에서는 5.31지방선거에서 여성계를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지만 실제로는 서귀포 지역을 염두에 둔 포석이 유력하다.
정치권은 역대 선거가 그랬듯 제주지역에서 차지하는 이른바 ‘호남표’의 위력을 절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 도지사 선거의 경우 과거 양자대결 구도에서 다자대결 구도로 전개될 것이 확실시되면서 이른바‘호남표’에 대한 중요성은 역대 어느 선거때 보다 중시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숱한 선거를 치른 김지사 캠프가 이를 지나칠 리 없었을 것이라고 최 정무부지사의 임명 배경을 추측하고 있다.
이어 김지사의 잇단 산남출신 기용은 지난해 7월 실시된 시.군폐지에 따른 행정계층구조개편 주민투표에 직접 기인하고 있다.
강상주 서구포 시장과 강기권 남제주군수가 이곳을 지켜면서 시.군폐지에 반대하는 과정에서 생긴 김 지사에 대한 이 지역 일부 주민들의 반감은 눈앞에 선거를 두고 있는 김지사에게 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따라 김 지사가 이들 지역 인사를 잇따라 기용하면서 등 돌린 산남지역 민심수습에 나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이같은 형태의 김지사의 이른바 ‘남진정책’이 어떤 형태로 결실을 맺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