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후보 땐 公約에 더 신중해야

2006-03-27     제주타임스
5.31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은 아직 ‘공식 후보’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예비 후보’에 불과하다. 그래서 그런가. 공약이든, 의견이든 자신의 생각을 말함에 있어 너무 신중치 못한 경향이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깝다.
하나의 예로서 어느 예비후보의 “항공료 50% 인하”주장만 해도 그렇다. 제주경제를 위해서는 관광을 활성화해야 하고, 관광을 활성화하려면 항공료를 내려 관광객을 많이 오게해야 한다는 말은 옳다. 그러나 항공료를 내리되 어느 정도 내릴 것이냐 하는 것이 문제다. 이 예비후보는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항공료를 반값으로 떨어 뜨려야 한다”고 했는데 반값이면 50% 아닌가. “국내 항공사가 과잉 인원과 과잉서비스를 줄이면 원가를 절감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요금 50% 인하를 요청해야 한다”는 요지다.
과연 그럴까. 인원과 서비스를 줄이면 현행 항공료의 50%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인지 우리로서는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아마 그 누구든 아시아나-대한항공 양대 민항에 현행 요금의 절반을 내려달라고 요청하면 화들짝 놀랄 것이다.
특히 현행 항공료 50% 인하는 도민 혈세 50억 원이 들어간 제주항공과도 함수관계에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제주항공은 회사를 설립하면서 도민에게 한 약속이 있다. 대한-아시아나 양 항공사 항공요금의 70% 범위 안에서 저가(低價)운행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를테면 대한-아시아나 요금에 비해 30%를 인하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마당에 대한-아시아나가 요금의 50%를 인하한다면 제주항공은 도민에게 약속한 30% 저가운임을 지키기 위해 현행 양 항공사 요금의 80%를 인하해 주어야 한다는 결론이다. 어디 이게 가당한 얘기인가. 만약 대한-아시아나 양 사가 정말로 50%를 인하하는 날이면 제주항공은 한번 날아보기도 전에 문을 닫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다른 예비후보에 의한 시-군폐지 반대 쟁점화나 이번의 항공료 절반 대폭 인하와 같은 논의는 제주도민에게 혼란만 가져다 줄 우려가 없지 않다. 앞으로 누구든 정식 후보가 된 뒤에는 공약이든, 의견제시든,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