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미지식물원 왜 제주도가 매입하려 하나
제주도의회는 지난 5월 열린 제206회 임시회에서 제주도가 여미지식물원 매입을 위해 제출한 공유재산관리계획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도의회 상임위 행자위는 이날 제주도의 공유재산관리계획을 심의, 서울시 소유인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내 여미지식물원 매입 타당성 검토와 부대조건, 용역 심의 등을 추진하기 위한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조건으로 매입 계획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행자위는 이날 “대책위 위원 중 50% 이상을 의회에서 추천해 추진하는 것”을 조건으로 제주도가 제출한 여미지식물원 매입안을 통과시켰다.
행자위는 이보다 앞서 열린 임시회에서는 “식물원 매입계획을 확정하기 전에 경제성 분석과 재원 확보방안 마련,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이 필요하다”며 심의를 보류한 바 있다.
당시 김병립 의원은 “여미지 식물원을 도가 매입해야 ‘공공성’을 확보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매입을 위해 100억~300억원 정도가 투자된다면 수익창출 여부 등 경제성을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영희 의원도 “구체적인 예산 분석없이 여미지식물원을 매입하겠다고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여미지식물원에 대한 제주도의 매입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견지한 바 있다.
특히 이날 행자위에 참석한 여미지식물원 노조 관계자는 “여미지식물원을 관광 인프라로만 인식해 수익사업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식물원을 누가 매입하던지 간에 관광상품화 보다는 식물 유전자 보전 등 식물원 본래의 기능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었다.
허진영 행정자치위원장은 당시 "700억원을 다른 곳에 투자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의원들의 의견도 적지 않다"며 "다만 도가 매입을 하더라도 관광협회나 컨벤션센터가 운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제주도가 발표한 여미지식물원 야간개장을 통한 관광활성화와 관련 당시 여미지식물원 오창호 노조위원장은 "야간개장은 식물에 피해를 줄 수 있으며 피해여부 대한 구체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반대한다"며 "수익사업 차원으로만 매입을 추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제주도는 올초 서울시가 여미지 식물원 매각을 통보해 옴에 따라 올 상반기에 이를 매입, 주야간으로 즐길 수 있는 복합관광단지로 조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공문을 통해 매각가격은 감정평가로 결정하되 매각대금은 매매 계약할 때 전체의 10%를 지급하고 나머지는 7년 균분상환(연리 4%)토록 하는 조건을 달았다.
도는 서울시와의 매매계약이 완료되면 여미지식물원을 서울시가 저당권을 설정하는 조건으로 소유권을 이전받아 식물원 시설을 개,보수, 야간관광지 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도는 이번 제1회 추경예산이 확보될 경우 올 6월부터 2010년 6월(분납금상환 종료시기)까지 490억4000만원을 투입하는 방안을 수립해 놓고 있다.
문제는 재원마련이다. 현재 제주도는 경제살리기를 위해 경상경비 절감 10%를 통한 감귤폐원보상비 마련뿐 아니라 지역항공사설립 출자금 50억원 등을 편성할 방침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미지식물원 매입에 따른 도민의 혈세가 투입될 경우 과연 이게 지역정서와 맞는 것인지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왜 제주도가 여미지식물원을 매입해 돈벌이에 나설려고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꼭 제주도가 매입해야만 공공성을 띠는 것이냐. 오히려 고용승계에 따란 지방공무원에 준하는 인건비 상승 등 적자폭이 더 커질텐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오히려 700원이라는 막대한 재정을 지역항공사 설립을 위한 재원으로 쓰는게 더 합리적이며 도민의 인식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제주도의 여미지식물원 매입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나타내는 얘기들이다.
제주도로서는 여미지식물원을 매입할 경우 당장 시설개보수비도 부담해야 한다. 모두 도민의 혈세다.
한편 여미지 식물원은 11만9,858㎡의 면적에 한란과 나도풍란 등 환경부가 멸종위기식물로 지정한 6종과 보호야생 식물 52종 등 2200여종의 식물 22만본이 식재, 지난해 6월 환경부로부터 ꡐ서식지외 보전기관ꡑ으로 지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