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하수에 신경 쓸 때다

2006-03-23     제주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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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지하수는 제주의 생명수”라는 말에 이의를 달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제주도민의 음용수는 거의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고 지하수 개발량의 60% 이상이 농수축산 용수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주의 지하수는 제주사람들의 생명수이자 제주의 소중한 자산이며 보물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문제는 이 같은 제주의 생명수이자 보물인 지하수가 무진장 뽑아 써도 될 만큼 무진장한 자원으로 남아 있지 않는다는 데 있다.
지하수가 아무리 순환자원이라 해도 무분별하게 뽑아 쓰다보면 지하수 함량이 줄어 고갈될 수 있고 이렇게 될 경우 제주의 생존이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제14회 세계 물의 날(22일)을 보내면서 지하수 보존과 향후의 물부족 사태에 대비한 대체 수자원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결코 엄살일수는 없다.
전문가들은 이미 지금처럼 무분별하게 무진장으로 지하수를 뽑아 쓰다가는 언젠가는 제주의 생명줄인 지하수를 고갈시키는 대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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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개발 가능한 제주지하수는 강수량 중 지하로 스며드는 양의 30~40% 정도로 보고 있다.
이말은 지하수 함양량의 30~40% 이상 뽑아 써버리면 지하수 고갈 현상을 초래할 것이라는 이야기에 다름 아니다.
계속해서 인구는 증가하고 급속하게 진행되는 산업화와 도시화로 물의 수요는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제주도의 지하수 현황(2004년 12월 기준)에 따르면 개발된 지하수는 총 4980공에 하루 1백53만여톤이라고 한다.
이중 60% 이상이 골프장이나 농수축산 용수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상수도 공급량의 10%이상이 누수 돼 하루 25000톤 이상의 물이 그대로 버려지고 있다.
지하수 공의 오염 확산도 그대로 보고만 볼 수 없는 사안이다.
이처럼 제동이 걸리지 않는 물소비와 지하수 오염이 계속 확산되는 것을 그대로 놔 뒀다가는 제주지하수가 치명적 상태에 접어 들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는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에 대한 경고이자 대체 수자원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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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우리는 제주 지하수는 사유(私有)가 아닌 공수(公水) 개념으로 파악하고 공공재로 보존 관리해야 한다는 전문가 그룹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고자 한다.
그리고 전체 지하수 개발량의 60% 이상을 과다하게 사용하는 골프장이나 농수축산 용수는 지표수를 활용하는 등 대체 수자원으로 전환하는 것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물론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지표수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대단위 저수지 건설이 불가피하며 지역별 소규모 저수지 건설도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1찬산업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지하수에만 의존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앞으로 물 부족 현상에 대비한 지표수 활용 방안은 제주 물문제 풀이의 제1과제라 아니 할 수 없다.
유엔이 ‘세계물의 날’을 앞둬 2030년께는 세계 인구중 절반 수준인 30억명이 물 부족 상황에 처할 것이라는 경고는 결코 남의 나라의 먼 훗날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도 물부족 국가군으로 분류 됐다는 사실만 봐도 그렇다. 물부족 재앙에 대비한 철저한 대체 수자원 개발에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