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기지 않은 일이 일어났다"
김인식 감독, 미국전 승리후 기쁨 감추지 못해
표정이 없는 김인식 감독도 미국을 꺾은 후는 달랐다.
야구의 종주국 미국을 101년만에 대파한 한국 야구대표팀의 사령탑 김인식 감독은 여느때와 달리 상기된 표정으로 "믿기지 않는 일이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쾌거를 일궈낸 승장 김인식 감독은 승리한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남은 일본전을 향해 다시 한번 채찍질을 하는 모습이었다.
한편 일본은 15일 오전(한국시각)에 벌어진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6-1로 승리하며 4강 진출의 실락같은 불씨를 살렸다.
한국 대표팀은 16일 낮 12시(한국시각) 일본과 8강전 마지막 경기를 펼치는데 이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조1위로 4강에 진출하게 된다.
■김인식감독과 일문일답
▲오늘 경기의 의미를 말해달라. 4강전서 미국을 다시 만난다면 어떤 전략을 구사할 것인가.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메이저리그 올스타팀을 우리가 꺾을수 있으리라고 생각이나 했겠나. 미국을 꺾은 선수들에게 고맙다. 전력에 차이가 나더라도 승패가 정해져 있는것은 아니다. 오늘처럼 승리할 수 있는 게 야구다. 다시 상대한다면 승리할거라고 장담할 수는 없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투수진을 어떻게 이끌어가느냐에 달려 있다. 다음 경기에서도 물론 최선을 다하겠다.
▲선발 손민한을 일찍 뺀 이유는 무엇이었나. 손민한이 던질 때 리드를 잡을 것으로 예상했나.
=우리가 리드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손민한이 던질 수 있을때까지 던지게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리드해 다음 선수기용이 쉬웠다. 점수를 적게 주자고 생각했는데 정반대였다.
▲일본전 때문에 전력분배로 고민했을 텐데 언제부터 오늘 경기를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섰나.
=3점을 낸 다음 추가점을 뽑을 수 있었는데 주루 실수로 맥이 끊겨 고민이 컸다. 하지만 최희섭이 3점 홈런을 날린 후 승리를 확신했다.
▲4강 진출이 확정적이다. 9회 2점을 줬을 때 걱정했나. 일본전 대비책은?
=일본전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정규시즌과는 달리 투수진을 변칙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 마지막에 점수차가 커서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오늘의 승리가 한국 야구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 미국이나 일본으로부터 많이 배워야 한다. 젊은 코치들이 유학을 많이 간다. 약팀하고 할 때는 긴장하고 강한 팀하고 할 때는 오히려 마음 푹놓고 하자는 주의였다.
▲3월 중순인데 평소와 비교해 투수진의 컨디션은 어떤가.
=한국은 추운 날씨 탓에 1월부터 동계훈련을 위해 해외에 간다. 일본 오키나와, 미국 플로리다와 하와이 등지로 나가 훈련한다. 이번 대표팀은 캠프에 갔다가 2월 19일날 소집됐다. 당시 투수는 3이닝 이상을 던지지 않은 상태였다. 또 타자는 빠른 볼에 적응이 안돼 고전했다. 하지만 훈련 막바지에 컨디션을 회복해서 오늘 미국에 꺾기에 이르렀다. [CBS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