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점홈런 주인공 이승엽 인터뷰] "가볍게 돌렸는데 넘어갔다"

변화구 노렸는데 실투들어와 홈런쳐내

2006-03-07     고안석 기자

이승엽은 5일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라운드 한일전에서 역전 홈런포를 쏴올린 뒤 "세게 쳤다면 파울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엽은 "볼카운트 1-2에서 직구가 들어와서 다음 공은 변화구를 노리고 있었다"며 "일본에서는 타자가 유리하면 대개 변화구가 오기 때문에 기다렸고 마침 실투가 와 홈런을 쳤다"고 8회초 홈런 순간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승엽은 "최근 이치로의 '30년 발언'이 자극이 됐느냐"는 일본기자의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 일본은 야구 역사가 훨씬 더 많기 때문에 일본을 이기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과 훈련이 필요했다고 생각할 뿐이다. 이번에도 일본야구를 배워보자는 마음이었다"고 답했다.

다음은 이승엽과 일문일답.

--홈런을 터뜨린 상황을 말해달라.

▲세게 치지는 않은 것 같다. 타이밍이 좋아서 앞에서 맞았다. 세게 쳤다면 파울이 됐을 것이다. 가볍게 돌렸다. 투수가 1-3에서 높은 볼을 던졌기에 실투여서 쳤다. 제대로 왔다면 치지 못했을 것이다.

--슬라이더를 노리고 있었나.

▲볼카운트 1-2에서 볼로 직구가 왔기 때문에 변화구를 노리고 있었다. 일본에서는 타자가 유리하면 변화구가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마침 변화구 실투가 와서 운이 좋게 홈런을 칠 수 있었다.

--이치로 '30년 발언'이 자극이 됐나.

▲전혀 그렇지 않다. 일본은 야구 역사가 훨씬 더 길기 때문에 일본을 이기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과 훈련이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일본야구를 배워보자는 생각이었다. 그것보다는 오늘 꼭 이겨서 후배들이 좀 더 편하게 병역혜택을 받아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그것 뿐이다.

--컨디션은 좋았나.

▲그동안 감기몸살이 심하게 들어서 중국전에서는 힘들었다. 지명타자로 나와 수비도 못했다. 힘이 빠진 상태로 스윙한 게 도움이 됐다. 하지만 오늘은 경기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었다.

[CBS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