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제도는 폐지하는 게 좋겠다
2006-02-27 제주타임스
그러나 사형제라야 만이 흉악범죄가 더 예방되고, 종신형이면 덜 예방된다는 견해에 우리는 동의할 수 없다. 사형은 반 인륜적 악질범죄자를 인간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추방하는 도덕적-법률적 모든 형벌의 최고 형이다. 만약 사형을 없애고 절대적 종신형을 도입할 경우도 그러한 범죄자를 영원히 격리-추방하는 효과면에서는 다를 바 없을 것 같다.
차이점이 있다면 범죄자를 영원히 격리-추방하는 장소가 저 세상이냐, 교도소의 비좁은 방이냐 하는 것뿐이다. 가석방이 없는 종신형은 죽어서만이 교도소를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오히려 사형 당하는 것보다 종신 옥살이가 더 두려워 극악 범죄의 예방 효과가 더 클지도 모른다. 이 점에 대해서는 법무부가 사형제 국가와 사형 폐지 국가를 비교 연구할 것이라니 두고 볼 일이다.
다만 우리가 사형 제를 폐지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오판(誤判)이나 정치적 사형에서 억울한 인명들을 보호 할 수 있다는 데 있다.
판사도 인간인 이상 본의 아닌 오판을 할 수도 있다. 과거에도 오판으로 인해 사형을 언도 했다가 나중에 진범이 나타나자 해당 판사가 삭발 입산, 나중에는 고승(高僧)의 반열에 오른 일도 있다지 않은가. 또한 해방 정국~이념 충돌~6.25전쟁~독재 정권~군사 쿠데타 등 소용돌이를 겪으면서 무고한 정치적 희생자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우리 나라가 제헌 때부터 사형대신 종신형이 채택됐다면 복역 중 무죄가 밝혀져 목숨을 구한 인사들이 더러 있었을 터이다. 이런 뜻에서도 우리는 사형의 폐지를 찬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