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체육센터 조깅트랙도 '유료'?

제주시 '상술행정' 도마위

2006-02-25     한경훈 기자
제주시에 거주하는 H모씨는 최근 사라봉 인근의 국민체육센터를 찾았다가 황당한 일을 당했다.
평소 가끔 찾던 이 곳 3층의 조깅트랙을 이용하려고 계단을 오르려는데 직원이 제지한 것이다.
그 직원은 “조깅트랙도 이제는 체육센터에 유료 사용자로 등록돼 있는 사람만 사용할 수 있고, 일반인은 이용할 수 없다”며 제지했다.
제주시 체육행정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전국민에게 균등한 체육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기 건립된 국민체육센터를 사실상 유료 이용자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시 국민체육세터는 시민 여가활동의 장소를 제공하고 생활체육 분위기 확산을 위해 1999년 국민체육기금 30억원 등 총 사업비 41억을 들여 건립됐다.
현재 이 곳에는 수영장, 헬스장, 에어로빅장, 배드민턴장 등이 들어서 있다. 제주시는 당초 이들 시설을 이용하는 시민에게 실비 정도의 요금만 받고, 3층 조깅장은 무료로 이용케 했다.
그런데 지난해 11월부터는 매표관리실에서 수영장, 헬스장 등의 매표를 구입한 이용자에 한해 조깅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방침을 바꿨다.
결국 돈을 내지 않은 사람은 국민체육센터의 어떤 시설도 이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제주시는 이에 대해 “안전관리 요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이용자의 안전 및 관리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부득이한 조캇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은 이를 궁색한 변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조깅장에는 장비나 시설이 전무해 안전사고의 염려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깅장에는 그 동안 안전관리 요원이 배치되지 않았다.
한 시민은 “이제 조깅도 돈 내고 해야 할 판”이라며 “서민 대중체육시설을 확충해야 할 제주시가 오히려 자신들 편의만을 위해 체육복지를 외면하고 있다”고 강한 불만을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