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체결…오렌지 빗장 풀땐 제주감귤 10년내 '몰락'
한농연, "신선키위ㆍ포도 등도 헐값 물량공세 불 보듯"
2006-02-22 김용덕 기자
이를 가정할 경우 제주감귤은 앞으로 10년후 미국산 수입오렌지에 밀려 망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시나리오별 감귤가격 추정을 통해 FTA 이행 10년차에 관세가 0%가 될 경우 kg당 가격이 392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최근 바닥을 치고 있는 2005년산 감귤가격인 750원/kg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 또 2004년 동기 감귤가인 1960/kg에 비하면 5배나 낮은 가격이다. 결국 제주감귤은 관세없는 미국산 수입오렌지에 밀려 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산 신선오렌지는 2004년 수입오렌지 15만t 가운데 96%를 차지하고 있고 50%의 관세가 철폐될 경우 소비대체과일인 제주감귤과의 가격차이가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
또한 수입량이 많은 냉동오렌지주스도 54%인 관세가 철폐되면 큰 폭의 수입이 예상, 제주감귤 주스시장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감귤만이 아니다. 신선사과와 신선배, 신선복숭아 등의 미국산 가격이 국산 도매가격의 25-36% 수준으로 매우 낮은데다 신선포도와 신선오렌지, 신선키위 등은 국산 도매가격의 64-78% 수준임을 고려할 때 큰 폭의 수입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한-미 FTA협상은 제주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는 감귤과 마늘 등에 심각한 손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감귤류인 오렌지의 경우 수입물량이 많고 적음에 따라 감귤가격의 변동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 관세 없는 싼 값의 오렌지 수입물량이 증가하면 할수록 제주감귤의 가격은 하락세를 거듭, 결국 제주감귤농가에 막대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얘기다.
한농연 관계자는 “지금처럼 어떠한 대책이나 방어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다는 것은 제주감귤과 마늘, 감자 등 제주농업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