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사, ‘중대결심’…혼란 장기화

도청 연일 대규모 인원 몰려들어 ‘어수선’

2006-02-21     정흥남 기자

한나라당 잇따른 성명…'불끄기' 안간힘

지난 15일 김태환 지사가 탈당과 정계은퇴 등을 담은 이른바 ‘중대결심’이 시중에 알려진 뒤 제주도의 ‘혼란’이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 지사의 정계은퇴(지사 불출마)에 반대하는 김지사의 지지자들이 연일 도청을 방문하면서 제주도청이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김지사의 ‘중대결심’ 표명이후 한나라당은 한나라당 대로 또 제주도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한 현명관 예비후보도 연일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등 지역정가가 요동치고 있다.

△어수선한 도청

김지사의 정계은퇴에 반대한 김 지사 지지자 수백명은 20일 오전 도청에 모여 김지사 면담을 요구하는 등 김 지사의 정계은퇴에 대한 반대 입장을 주장했다.
이에앞서 지난 15일에도 김지사의 고향인 북제주군 구좌읍 마을 대표 등을 중심으로 제주도청에 몰려드는 바람에 제주도청을 어수선하게 만들었다.
김지사는 이날 오전 제주대학교 학위수여식에 참석한 뒤 도청으로 돌아와 지지자들과 대화를 갖고 “자존심을 갖고 당당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연일 제주도청에 김지사의 지지자들이 몰리면서 이 같은 행위에 대한 찬반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김 지사와 지지자들의 행위를 심정적으로 충분하게 이해한다는 입장과 도청이 특정인의 정치장화 하는 것 아니냐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도청 직원들은 일손을 놓은 채 사태의 진행방향을 전망하기에 바쁘다.
또 현직지사의 이같은 정치적 행위에 대해 선관위도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못한 채 쳐다만 보고 있으며 경찰 역시 수백명의 김 지사 지지자들이 집단으로 도청에 운집하고 있는데도 수수방관, 현직 단체장을 감싸고 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발끈한 한나라당

김 지사의 이같은 행위로 졸지에 바빠진 곳은 한나라당이다.
한나라당은 20일에도 대변인 성명을 발표, 김지사의 탈당행위를 비판했다.
김영표 한나라당 제주도당 대변인은 이날 ‘천막정신으로 당을 지키고,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라는 성명을 통해 “한나라당은 누구 한사람에 의해 흔들리고 동요하는 ‘거품정당’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한나라당 제주도당은 도민의 참여한 가운데 민주적인‘경선’으로 당당하게 후보에 선출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의 이같은 행위는 다분히 김 지사의 탈당과 이 과정에서 일고 있는 이른바 ‘김지사 동정론’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의 영입때부터 줄곳 제기돼 온 이른바 ‘전략공천’문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김 지사의 탈당으로 사태가 악화되자‘공정경선’입장을 거듭 강조, 화를 자초했다는 비판을 모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명관씨 잇따른 구설수

김 지사의 이같은 사태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현명관 한나라당 도지사예비후보는 이 과정에서 연이은 말실수로 언론의 호된 질책을 받고 있다.
현씨는 우선 한나라당 도지사 후보 출마에 따른 기자회견에서 올 구정 연휴 때 우근민 전지사를 만났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만난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 같은 대답은 기자회견 다음날 거짓말로 탄로나 정직성 문제를 불러 일으켰다.
현씨는 또 최근 모 라디오 방송에 출연, 자신의 발언 내용을 사실과 다르게 보도자료를 만들어 언론에 배포한 뒤 ‘허위사실’로 밝혀지자‘수정자료’를 배포하는 등 잇따라 자신의 정직성을 훼손, 구설수에 휘말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