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공무원들, 平常心 회복하길
2006-02-20 제주타임스
우리는 제주도청 공무원들의 그러한 입장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다. 김태환 지사 자신이 밝힌 탈당 이유가 한나라당의 배신과 그에 따른 모멸감, 그리고 도민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면 그것의 사실 여부를 떠나 공무원들은 큰 충격을 받았음직하다. 더구나 지지자들의 반대에 의해 공식 발표가 유보되기는 했으나 김태환 지사의 5.31선거 불출마 선언 기자 회견 설까지 한때 나돌았으니 도청 공무원들로서는 일손이 잡히지 않을 수도 있을 법하다.
그러나 김 지사가 한나라 당을 탈당했건, 또는 무소속이나 다른 정당을 엎고 출마하든, 아니면 실제로 불출마를 선언하든, 공무원들은 평소의 근무 자세에 한치의 흩으러 짐이 있어서는 안 된다. 우리 공무원들은 과거 여러 차례 정권이 소용돌이 칠 때도 결코 공무를 소홀히 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었다. 심지어 6.25 한국전쟁-제주 4.3사건과 같은 큰 혼란 속에서도 맡은 바 업무를 수행해 온 역사를 갖고 있다.
그러한 과거에 비하면 5.31 선거를 둘러싼 현직지사와 소속했던 정당과의 갈등은 공무원들이 일손을 놓을 정도로 중대한 사안이 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공무원들의 정신이 해이해져 업무 수행에 구멍이라도 생긴다면 그것은 공직자로서의 자질을 의심받기에 충분하다.
지금이 어떤 때인가. 제주도가 특별자치도로, 국제자유도시로, 행정계층 구조 조정에 의한 단일 광역 행정체제로 항로를 180도 급선회하고 있는 사상 유례없는 중요한 전환기가 아닌가. 5.31 도지사 선거의 소용돌이 속에서일수록 평소보다 몇 배 더 일해야 할 시기이다.
김태환 지사도 하루속히 진로를 명백히 밝혀야 한다. 도민은 물론, 공무원들에게까지도 궁금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이것이 또한 공무원들에게 일손을 잡혀주는 길도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