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탈당전력’ 극복이 과제
김태환 제주도지사의 앞날은…
2006-02-18 정흥남 기자
“도지사 출마를 위해서 탈당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며 정정당당하게 경선에 임할 것임을 분명히 말하겠다”
이는 정확히 20일 전인 지난달 27일 오전 10시께 김태환 제주도지사가 기자실에서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김 지사는 당시 자신을 무소속 출마 할 수 있다고 보도한 해당 언론사 기자를 나무라면서 자신은 24시간 핸드폰을 켜 놓고 있다면서 다음에 이런 기사를 쓸 때는 본인의 확인과정을 거쳐 달라고 주문하기까지 했다.
“지사가 무소속 상황에서 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하면 누가 이를 지지해 주겠느냐”
“당시 거취를 표명하려고 했으나 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 때문에 입장을 늦췄다”
이는 김 지사가 17일 오전 10시께 도청 기자실에서 한 말이다.
한나라당 탈당에 대해 불과 20일 사이에 김 지사가 태도를 완전히 바꿨다.
김지사는 탈당의 변으로 “최근 중앙당의 정치적 상황을 지켜보면서 너무나 자존심이 상했다. 현직 지사이고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지지율이 낮은 것도 아니다. 자존심을 살려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가 결국 한나라당과 갈라섰다.
김 지사가 정당에서 탈당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김 지사는 과거 제주시장 선거를 전후해 민주당 당적을 가진 상태에서 탈당을 했던 ‘경력’을 가지고 있다.
누구보다 탈당에 대한 자신의 이 같은 ‘약젼을 갖고 있는 김 지사가 왜 탈당이라는 극한 카드를 꺼냈는지 현재로서는 정확하게 가늠하기가 어렵다.
김 지사는 17일 향후 거취에 대해 “주말 휴일 가까운 사람들과 더 협의를 한 뒤 다음주 초에는 이를 밝히 겠다”고 말했다.
제주도청 주변에서는 이날 김 지사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지사직 불출마라는 이른바 정계은퇴 결정을 접은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이날 김 지사는 지난 15일 정계은퇴를 거론할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기자실을 방문한 뒤 막바로 서귀포시를 연두방문, 평상 때와 다름없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6일의 경우 김 지사는 수도권 기업으로 제주에 처음으로 둥지를 튼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다음 글로벌 미디어 센터’오픈 행사에도 참석을 하지 않은 채 도청에 칩거하면서 구좌지역 주민들을 만났다.
김 지사는 일단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일단 정국상황을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열린 우리당의 경우 18일 당의장 경선이 실시돼 새로운 당의장 체제로 조직을 사실상 재편한다.
5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국상황이 급변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을 것이 확실시 된다.
제주특별자치도라는 ‘최대의 업적’을 등에 업고 5.31지사 선거전에 출마, 재선을 노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정당소속 후보들에 비해 절대적으로 불리한 무소속 보다는 정당을 등에 업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김 지사의 한 측근은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것 아니냐”면서 열린우리당 입당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김 지사는 열린우리당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현재로서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장 내용만 보기에는 다양한 해석을 낳게 하는 발언이다.
김 지사의 행보에 관심의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