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섬 제주’ 제2공항 추진에 두 쪽 난 민심

찬성주민, 민주당 압박 기자회견에 심상정 기자회견서 욕설 반대주민 “기자회견 방해자 부동산 투기꾼 경찰 수사해야”

2021-03-15     김진규 기자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제주제2공항 추진 발표 이후 찬반 갈등이 더욱 격화되는 모양새다.

원 지사가 도내 역사상 최다 금액(5조원)이 투입되는 ‘국책사업’을 ‘도민여론조사’로 결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제2공항 추진 입장을 국토교통부에 전달하자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제주도당은 이를 두고 “절차적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훼손”이라고 비판했다.

제주 제2공항 찬성주민들로 구성된 제주제2공항 건설촉구 범도민연대 성산읍 청년 희망포럼은 15일 오전 제주도의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원철·홍명환 제주도의원의 사퇴 및 더불어민주당을 비난한데 이어 이날 오후 제주를 방문한 정의당 심상정 국회의원의 기자회견에 난입해 방해하며 원색적인 욕설까지 내뱉는 등 찬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날 오전 찬성 주민 기자회견은 제2공항 반대단체가 ‘제주제2공항 정상 추진’을 발표한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두고 “도민 자기결정권을 폄하한 ‘원희룡 씨’는 도지사 자격이 없다”며 퇴진을 촉구한데 따른 반격성 성격을 띤다.

찬성 주민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제2공항 여론조사를 진행하면서 ‘여론조사 공정관리 공동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던 홍 의원은 제2공항 반대에 앞장섰다”며 “여론을 관리한 것이 아닌 선동한 것”이라며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또한 “의회는 민의의 정치를 구현하는 곳이다. 어느 한쪽에 서서 더불어민주당 당론을 제2공항 반대로 정해놓고 ‘우리는 갈등해결이 목적이지 찬성도 반대도 아니라고 하는 좌남수 의장의 행태를 비난한다”며 “더 이상 더불어민주당의 폭정에 가만있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심상정 의원의 기자회견이 시작되자 제주도의회 정문 앞에서 북과 꽹과리를 치며 회견을 방해하는 가하면, 일부 찬성 주민은 기자회견장까지 난입하며 ‘물러가라 심상정’‘성희롱당이 뭘 안다고 제주에서 떠드느냐’고 고성을 질렀다. 이 과정에서는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정도의 육두문자도 쏟아졌다. 경찰이 제지하기는 했지만 마이크를 사용한 심상정 의원의 발언이 욕설에 묻힐 정도였다.

반대측 시민도 그냥 당하지만은 않았다. 계속되는 방해 행위에 반대주민은 “기자회견을 방해한 자들은 부동산 투기꾼이다. 경찰 조사를 통해 명명백백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응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