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건설 추진 요구’ 후폭풍 최고조

원희룡 지사 “국책사업 여론조사로 결정 못해” 흔들리지 말고 추진 VS 주민소환 카드 만지작

2021-03-11     김진규 기자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제주제2공항을 정상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찬반단체는 물론 도내 정치권 갈등도 최고조에 다다르고 있다.

원 지사는 도내 역사상 최다 금액(5조원)이 투입되는 ‘국책사업’을 ‘도민여론조사’로 결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제2공항 추진 입장을 국토교통부에 전달했다.

제2공항 추진을 당론으로 정한 국민의힘 제주도당과 경제단체, 찬성 주민들은 일제히 환영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을 비롯한 정의당, 반대단체들은 크게 반발했다.

원 지사가 어떠한 결정을 하든지 반발은 예견됐지만, 도민여론조사 결과를 뒤집은 결과인 만큼 이에 대한 후폭풍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 도당은 “원희룡 도정의 제2공항 사업 적극 추진 결정에 대해 뜻을 같이하며, 중앙당과 긴밀하게 협력해 제2공항이 정상 추진되고 갈등이 해소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성산 찬성주민들은 “제2공항 추진을 두 번이나 공약했던 원 지사의 이번 결정은 도민과의 약속을 지킨 결과”라며 “국토부는 도민들의 염원과 제주도정의 의지를 확실히 확인한 만큼, 더 이상 흔들리지 말고 국책사업을 조속히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제주경제인단체도 “제주도의 제2공항 사업 추진 의지를 지지하며, 국책사업의 정상 추진을 위해 정부의 과감한 투자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원 지사의 일방적 행태는 도민의 대의기관인 제주도의회와의 약속을 저버린 후안무치한 행태이며 여론조사를 무용지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원 지사가 지난해 12월 11일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과 공동으로 ‘제주 제2공항 도민 여론조사 내용 합의문’을 발표하며 제2공항 갈등 해소를 위한 지속 협력과 공동 노력을 하기로 약속한 것과 달리 의회와 어떠한 협의도 없이 추진 의사를 공표했기 때문이다.

제주도정 입장에서는 민주당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도의회와의 관계가 껄끄러워지면서 부담이 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제주제2공항백지화전국행동은 “5년 넘게 지속 된 도민사회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제시된 도민여론수렴 결과를 수용하지 않고 제2공항 강행 의지를 밝힌 제주도에 개탄한다”며 “사회적 합의를 무시하고 민주주의를 말하는 원 지사에게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제2공항 반대단체는 내부적으로 주민소환운동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그러나 원 지사의 임기와 주민소환성원 기간과 얼마 차이나지 않는데다, 코로나19 여파로 주민소환제를 진행하더라도 투표율에서 미달될 가능성이 커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