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아동학대 어린이집 정부평가 ‘A등급’
“교직원 전문성 향상 돕고 있다” 최고 등급 받아 불신감 팽배
제주지역에서 어린이집 보육교사 5명이 원아 10여명에 대한 상습적인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정작 이 어린이집은 정부 평가에서 최고등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육진흥원은 ‘영유아보육법’ 제30조에 따라 어린이집 평가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평가영역은 ▲보육과정 및 상호작용 ▲보육환경 및 운영관리 ▲건강·안전 ▲교직원 등 4개영역에 18개 지표 59개 항목으로 비교적 세밀하게 구성돼 있다.
이는 영유아에 대한 권리 존중을 비롯해 급간식 위생, 안전분야는 필수지표로 확대되는 등 부모들이 원아들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 2019년부터는 어린이집 평가등급을 A, B, C, D 네 등급으로 나누고 A와 B등급은 3년마다 평가를 받도록 하고, C와 D등급은 2년마다 평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같은 규정에 따라 해당 어린이집은 2019년 5월부터 8월까지 진행된 제주시 사전 평가와 한국보육진흥원 현장 평가, 종합 평가를 거쳐 지난 2020년 1월 최고점수인 A등급을 받았다.
세부적으로는 ‘보육과정과 상호작용’ 영역에서 교사의 학습 방법과 상호작용이 바람직하게 이뤄지고 있고, ‘보육환경과 운영관리’의 경우 정해진 규정과 방침에 따라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건강과 안전’ 영역은 안전한 보육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으며 특히 ‘교직원’ 분야는 교직원의 전문성 향상을 돕고 있다며 4개 영역에서 모두 우수 등급을 받았다.
그러나 경찰 조사결과 해당 어린이집의 아동학대사건은 보육교사 5명이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간 1~3살의 영유아에 13명에 대해 머리와 배를 주먹으로 때리는 등 100여건의 신체 학대를 하고 벽을 보게 하거나 원생의 식판을 빼앗는 등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보육진흥원의 평가 중 ‘교직원’에 대한 평가는 사실상 믿을 수 없는 실정이다.
정부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A등급을 받은 어린이집이 정작 아동학대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키게 되면서 관련 제도를 시급히 손질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