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묘 '수두룩'
경제난ㆍ핵가족화ㆍ성묘문화 자체 거부 등 원인
2006-02-06 한경훈 기자
제주시에 따르면 관내 곳곳에 오랜 기간동안 연고자가 없어 방치되고 있는 무연분묘(無緣墳墓)가 현재 1134기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무연분묘는 경제난이 심각해 조상의 묘를 찾는 발길이 줄어든 탓도 있지만, 핵가족화로 조상에 대한 경외심이 약해진 데다 전통을 종교적인 문제로 바라보면서 성묘 문화 자체를 거부하는 사람들도 일부 있어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시는 분석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무연분묘가 영농의 기계화 촉진을 비롯해 토지의 효율적 이용을 저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무연분묘 정비를 위한 당국의 적극적인 대처가 요구되고 있다. 제주시는 2001년 전수조사를 통해 정비대상 무연분묘를 2003기로 잡고 매년 정비사업을 벌여 이 중 869기를 정비했다.
연고자가 확인되지 않은 분묘에 대한 신청 접수 후 사실확인을 거쳐 일정기간 정비에 따른 개장공고를 거쳐 화장을 하고 양지공원에 납골 안치하고 있다. 민원인들의 경비 부담을 줄이는 차원에서 공고까지의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그러나 무연분묘 정리기간을 한정해 시행하면서 사업 추진이 부진하다는 지적이다. 제주시는 매년 5~7월 2개월간만 무연분묘 정리신청을 받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무연분묘 여부에 대한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청명, 한식 등 후손들이 조상 묘를 찾는 시기에 정비신청을 받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