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와 농업의 다원적 기능
금년 한해 인류는 코로나19 위기로 예전에 경험하지 못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큰 도심지를 중심으로 확산이 거듭되고 있는 코로나19 방생 상황을 보면서 계속 진행되는 도시 과밀화와 농업농촌의 기능이 봉대침소 되어지는 문제에 관심을 가져 본다.
그동안 식량을 생산하는 고유기능으로만 알려져 온 농업과 농촌의 새롭고 다양한 기능들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농업·농촌의 다원적 기능 중 기본은 국토 보존 기능이다. 밭에 심는 작물들의 뿌리가 땅을 쥐어 잡기 때문에 바람이나 강우 등에 의해 소실 되는 토사량을 현저하게 줄여준다. 특히 제주는 바람이 세고, 태풍이 지나가는 길목이며, 화산회토 토양인 점을 감안하면 그 중요성은 크다 하겠다. 두 번째는 식량안보이다. 국민을 먹여살리는 농업의 기능은 안보적인 측면에서도 대단히 중요하다. 위기 상황이 발생할 경우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확보하기 위한 식량안보 기능은 해가 갈수록 더 강조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의 경우 쌀은 최근 몇 해 풍작에다 소비 감소로 남아돌지만 아직도 전체곡물의 70%를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수입처도 주로 미국과 중국 두 나라에 의존하고 있다. 세번째는 지속가능한 환경유지이다. 농산물을 생산하는 논과 밭은 빗물을 받아 들이고 지하수로 보내는 과정에서 식수를 제공하거나 하천의 유량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하며 경사지가 많은 토지에서는 토양유실을 줄이는데도 기여한다. 농작물은 광합성 작용을 통해 탄산가스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는 역할을 통해 대기를 깨끗하게 정화시킨다. 네번째는 전국민의 휴식공간이다. 소비자들에게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어린이들의 학습 효과를 높이는 등 정서적 만족감을 제공하는 기능이 중요해지면서 농촌지역에 관광소득을 올려 주기도 한다. 최근 농업은 농촌경관 유지효과를 비롯해 정서 함양 효과, 전통문화 보전 기능, 휴양 및 여가 제공 등 어메니티 가치를 갖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 등으로 농업이 곡물을 생산하는 본원적 기능 외에 농업농촌의 다원적 기능에 관심을 두어야 할 시대가 되었다. 이제 농업도 최대 생산을 추구하던 것에서 다원적 기능을 고려한 최적 생산으로 개편돼야 한다. 코로나 19와 같은 이 시대가 직면한 위기를 농업의 다원적 기능과 공익적 가치를 중시해야 하며 농업·농촌이 정상적인 궤도로 회복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