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사랑으로 받아주면 고맙겠습니다"

2006-02-04     한애리 기자
“내 고향은 함흥이고 제주와는 아주 거리가 멀지요?”
김흥수 화백은 멀리 제주까지 닿은 인연이 자신도 의아한지 이렇게 첫마디를 던졌다.
이어 그는 “기증의 중추가 됐던 저지예술인마을  박광진 화백은 저와 의지하면서 살아가는 동료이기에 그의 기증 의향을 물어왔을 때 흔쾌히 허락했다”고 말했다. 
“사실 제주하고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인연이 있습니다. 일본 동경미술대학 재학시절 우연치 않게 수영하는 젊은 아름다운 여인을 봤습니다. 다음날, 또 다음달 갔을때도 그 여인은 또 수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제주해녀였습니다. 제주해녀의 모습을 그려보고 싶었지만 잊어버리고 살았습니다. 아니 단념하고 살았죠”
삽화작가라면 기억을 되살려 제주해녀를 그릴 수도 있지만 모델을 직접 보면서 떠오른 영감을 작업해야 하는 서양화가이기 때문에 단념해야  했던 어려움도 얘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련없이 제 작품을 드리게 된 것은 내 작품을 사려는 사람들은 돈이 많은 사람들이고 돈이 없는 사람들은 볼 수 없다”면서 “미술관이 있으면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으니 제가 얼마나 기쁘겠습니까?”라며 기증을 반겼다.
또한 그는 “제 작품은 세계3대 박물관에 동양인 최초로 걸린 작품인 만큼 자랑으로 생각해도 좋다”며 “더 큰 박물관이 생기면 그 땐 전 작품을 기증하겠다”는 말로 앞으로 전 작품을 기증할 의향도 밝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