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블랙번에 덜미 잡혀

박지성 '조기 투입' 후반 맹추격 3대4 패배…수비 문제 드러내

2006-02-03     고안석 기자

2일 새벽 5시(한국시간) 벌어진 블랙번 로버스와의 시즌 24라운드 경기에서 맨유는 후반 대추격전에도 불구하고 수비진의 어이없는 실책 등으로 내준 4실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3-4로 경기를 내줬다.

맨유는 전반 35분, 41분, 45분 등 10여분간에 걸쳐 전반에만 3골을 내줬다.

원정경기에 나선 맨유로선 선제골을 빼앗긴 후 3분만에 곧바로 만회골을 뽑아내면서 팽팽한 공방을 유지하는 듯 했지만 6분만에 역전골을 내줬고, 다시 4분을 넘기지 못하고 추가골을 허용했다.

수비형 미드필드로 보직을 변경한 페르디난드를 중심으로 비디치와 에브라 등 새 얼굴을 투입해 수비진을 재구성한 맨유에서 오히려 기존 멤버들이 문제였다.

35분 페널티 박스 바깥쪽에서 맨유가 프리킥을 내주자 블랙번의 페데르센이 왼발로 가까운 오른쪽 포스트를 향해 직접 슛을 날렸다.

골대 오른쪽 위 모서리를 정확히 향하는 공을 반 데사르가 왼손으로 쳐냈지만 문전으로 쇄도하던 벤틀리가 이공을 인사이드로 우겨넣었고 골키퍼가 우물쭈물하는 사이 공이 골대쪽에서 엔드라인을 넘었다.

맨유도 3분만에 곧바로 동점골을 뽑았다.

38분 코너킥을 걷어낸 공이 페널티 박스 바깥으로 흐르자 루니가 원터치로 공간을 만든 뒤 25미터 정도 거리에서 중거리슛을 날렸다.

블랙번의 브래드 프리델 골키퍼가 쳐낸 이 공이 흐르자 왼쪽에서 기다리고 있던 루이 사하가 한번 튀어오른 공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슬라이딩 발리슛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그러나 맨유는 이후 수비진의 어이없는 실책으로 두골을 추가로 내줬다.

동점골을 기록한 지 3분만인 41분 맨유는 블랙번이 헤딩으로 느리게 우겨넣은 공을 페르디난드가 골키퍼에게 패스하기 위해 백헤딩하는 사이 반데사르가 공을 직접 받기 위해 나왔고 빈 골문으로 향하던 공을 블랙번의 벤틀리가 몸으로 밀어넣어 골을 뽑았다.

종료를 코앞에 둔 45분엔 중앙에 블랙번의 공격진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웨스 브라운이 등뒤로 가는 공을 손으로 건드려 페널티킥을 허용하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고 이 공을 닐이 가볍게 차 넣어 점수차를 벌렸다.

블랙번은 박지성과 반 니스텔루이가 투입된 직후인 후반 10분 페널티 에어리어 모서리에서 맨유의 포백 라인이 집중력을 잃은 틈을 파고 들어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오른쪽 골포스트 맨끝 그물쪽에 쐐기골을 박아 넣었다.

맨유도 순순히 물러선 것은 아니다.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가 박지성과 함께 조기 투입된 반 니스텔루이는 경기장에 나서자 마자 62분과 67분 각각 팀의 두번째, 세번째 골을 잇따라 터트리며 추격을 이끌었다.

앞선 골은 호나우두가 모처럼 투지를 발휘하며 수비수와 몸싸움을 펼치며 골대 바로 앞으로 올린 땅볼 크로스를 반니가 가볍게 밀어넣어 추격의 물꼬를 텄다.

67분 터진 골은 페널티 박스에 블랙번 수비진이 밀집된 상황에서 우겨넣어진 공을 페널티 마크 부근에서 절묘하게 이어 받은 반니가 골키퍼 오른쪽 겨드랑이 사이를 파고드는 슛으로 턱밑까지 쫓아가는 4-3 추격골을 뽑아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

맨유는 블랙번이 전력을 가다듬고 수비진을 강화하자 이후 뚜렷히 추가골 기회를 잡지 못했고, 경기 내내 부진한 몸놀림과 거친 플레이로 일관하던 페르디난드가 '설상가상' 격으로 86분 퇴장당하면서 추격의 실마리를 놓친 채 결국 1점차로 패배했다.

한편 박지성은 후반 10분경 대런 플레처와 교체 투입됐으나 뚜렷한 활약을 보이지 못한 채 경기장에서 팀의 석패를 안타깝게 지켰다.

[CBS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