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백수비, 독일월드컵서 성공확신'

축구대표팀 홍명보 코치, 홍콩 현지 인터뷰

2006-02-02     고안석 기자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었던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코치(37)가 이번에는 완벽한 조연으로 변신했다.

"월드컵에서 항상 선택 당하던 입장에서 이제는 선택하는 입장으로 바뀌었다"고 역할 변화를 설명하는 홍명보 코치는 때로는 마음 넉넉한 맏형으로 때로는 깐깐한 코치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와의 교두보 역할을 훌륭히 해내며 태극전사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칼스버그컵대회 참가 및 전지훈련을 위해 홍콩에 머물고 있는 홍명보 코치를 31일 대표팀 숙소인 로얄가든 호텔에서 만났다.

"현 시점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선수들이 전지훈련지에서 좋은 컨디션으로 최고의 기량을 보여줄 수 있도록 운동장 안팎에서 도와주는 것"이라고 자신의 역할을 규정하는 홍명보 코치는 "2002년 월드컵을 준비하던 때와 비교해 전체적으로 다 좋아진 것 같다"며 "특히 선수들의 관계가 원활하다. 2002년에는 어린 선수들과 노장 선수들간 벽이 있었고 약간의 대립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청소년팀에서, 소속팀에서, 성인대표팀에서 함께 뛴 선수들이 많아 조화를 잘 이루는 것 같다. 나이 차이가 극복된 모습"이라는 말로 현 대표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강점으로 꼽았다.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딕 아드보카트 감독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실수를 할 때는 무섭게 하기도 하지만 나중에 자세하게 상황을 설명해주기 때문에 선수들이 쉽게 이해하고 배우는 것 같다"며 탁월한 지도력을 언급한 홍명보 코치는 "선수들을 귀찮게 하지 않는다. 선수들에게 최대한의 자율을 보장해 주면서, 그만큼 선수들의 책임감도 무거워졌다"는 말로 아드보카트 감독의 '쿨'한 스타일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대표팀의 수비를 조율했던 홍명보 코치는 현 대표팀이 시험중인 포백 수비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포백이라는 것은 개인의 능력보다 수비수-미드필더-포워드까지 전체적으로 수비가 연결되어야 하는 조직적인 전술이다. 지금 선수들이 잘하고 있고 앞으로 남은 기간 더 훈련하면 충분히 잘해낼 것"이라며 독일월드컵에서의 포백 수비 성공을 예감했다.

"한일월드컵 4강 진출이라는 성적이 부담스럽다"고 솔직히 털어놓기도 한 홍명보 코치는 "그러나 그런 부담이 선수들에게는 좋은 약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CBS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