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축구 돈때문에 내홍

2006-01-26     고안석 기자

아프리카 축구의 정상을 가리는 2006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이 이집트에서 한창이다.

예선을 통과한 16개국 팀들이 열띤 경쟁을 벌이는 아프리카 축제의 현장에서 '보너스 문제 때문에 각 팀들이 내홍을 겪고 있다'는 얘기가 솔솔찮게 나오고 있다.

지난 22일 카메론과 앙골라의 조별리그 경기가 열린 카이로 밀리터리 스타디움에서 만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카메론 같이 강한 팀이 월드컵 예선전에서 탈락한데는 협회의 지원 부족이 한 몫을 했다"며 "유럽에서 뛰는 스타 플레이어들은 자국 대표팀에서도 그에 맞는 대우를 받길 바라지만 많은 아프리카 국가의 축구협회가 그 같은 여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에이전트로 활동하고 있는 전 카메룬 대표팀의 미드필더 마코앙 케사엑도 "최근 토고와 콩고 대표팀의 보너스 문제가 붉어졌지만, 이는 대다수 아프리카 대표팀들이 안고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선수들의 기대치는 높아지는데 협회 재정은 나아지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

한국과 독일월드컵 본선에서 첫 경기를 치르는 토고대표팀도 네이션스컵 본선 진출시 약속받았던 보너스를 지급받지 못해 내분을 겪기도 했다. 이에 대해 스티븐 케시 토고 대표팀 감독은 "정부에서 해결해줬고, 현재 그 어떤 문제도 없다"며 애써 태연하게 말했다. 그러나 팀 매니저인 아부바카르씨는 "선수들의 보너스 문제가 해결됐느냐"는 질문에 "그 문제는 반은 풀렸고 반은 남았다"면서 "아프리카 어느 팀에나 그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콩고 선수들도 지난 22일 토고와의 네이션스컵 B조 첫 경기를 앞두고 지급되지 않은 보너스 문제로 경기를 거부할 뜻을 밝혔고, 결국 대통령으로부터 보너스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는 확답을 받은 뒤에야 경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난한 협회, 그리고 이와는 반대로 수직 상승하고 있는 선수들의 기대치로 인해 아프리카 축구는 내홍 중이다.


[CBS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