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곳 아직도 미조사 ‘방치'

일본군 진지동굴ㆍ요새 실태와 사후대책은

2006-01-23     정흥남 기자

송악산 제1분화구인 외륜산에 구축된 일본군 진지동굴 역시 근대문화 유산 또는 제주도 문화재로 지정, 더 이상의 훼손을 막고 이를 역사의 교육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특히 도내 일부 일본군 진지동굴 및 진지들이 관광객들에게 유료로 관람되면서 역사적인 사실을 왜곡시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종합적인 조사를 통한 역사적 진실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만들어 놓은 진지동굴 및 요새는 도 전역에 600~700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괴고 있다.

그런데 현재까지 이들 진지동굴 등에 대한 조사가 완료된 곳은 400여곳에 그치고 있으며 상당수 진지동굴은 조사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
이에따라 제주도에 구축돼 있는 각종 진지(요새)에 대해 동굴학자 및 동굴측량전문가, 동굴 탐험가, 군사학자, 사회 및 역사학자 등이 참여하는 종합적인 학술조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 조사 결과에 따라 이를 선별, 전쟁문화유적지, 전쟁문화유산요지로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 관리할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일제 강점기 징병과 징용으로 진지동굴 구축에 직.간접으로 참여했거나 목격한 증언자들이 생존 때 관련된 자료와 증언을 적극적으로 수집, 보존해야 한다는데 전문가들은 의견을 함께하고 있다.

현재까지 조사를 통해 실테가 드러나고 있는 대표적인 일본군 진지동굴과 요새는 이번에 실체가 규명된 송악산 제1분화구 외륜산 진지동굴을 비롯해 △송악산 해안 절벽 진지동굴 △알뜨르 비행장 △셋알오름 △섯알오름 양민학살터 △모슬봉 지하벙커 및 통신시설 △삼의악(산천단) 일대 △사라봉.서우봉.어승생 일대 등이 꼽히고 있다.

이들 지역의 경우 종합적인 학술조사와 함께 조사결과를 토대로 전쟁유적지 또는 전쟁문화유산요지 등으로 지정하는 방안과 함께 국가 또는 지방문화재로 지정하는 방안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돼고 있다.

손인석 제주동굴연구소장은 “일제가 조성한 진지동굴 등은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문화유산으로 본존 해야할 필요성이 확신한 곳”이라면서 “중요한 진지동굴 및 진지들은 후세와 우리나라의 앞날을 위한 근대문화재적 산 증거인만큼 정부차원에서 이들에 대한 원형복원 및 보존대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