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주사

2006-01-19     제주타임스

“주사란 주사기로 약물을 생체의 조직 또는 혈관에 주입하는 일”이라고 정의 한다, 1853년 영국의 “알렉산더 우드”가 맨 처음 주사를 행하고 그 후 “스코다”는 피하주사법을 개발하여 아픈 사람들의 치료에 사용하였다고 하는데 보편적으로 행하여진 것은 20세기 이후부터의 일이다.

주사는 약제를 내복이나 외용하는 방법에 비해 효과가 빠르고 확실하게 흡수된다는 점 등의 장점이 있어 주사의 발명과 사용은 현대 의학부문에 획기적 발전을 가져온 사건이었다.

주사는 사람은 물론 동물치료에 사용되다 지금은 나무에 영양제를 투입하거나 발생한 병을 치료하는데도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대면적의 산림에 사용된 것은 1970년대로 소나무해충인 솔잎혹파리가 전국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살충제를 소나무에 주사하는 방제 법을 채택하여 큰 성과를 거둔바 있다. 

최근에 정부에서는 그동안 전국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소나무재선충병의 증가추세를 감소추세로 반전시키기 위하여 새로운 방제방식으로 나무주사를 본격 실시키로 하였다. 이 방법은 소나무재선충이 나무에 옮겨지기 전인 1-3월에 나무에 드릴로 작은 구멍을 뚫은 다음 약제를 주입한다.

소나무재선충이 우리제주도에서 발견된 것은 재작년 9월로 지금은 최초 발생지인 제주시 오라동에서 남쪽으로는 산업정보대 앞까지, 북쪽으로는 제주시 도심 가까이 있는 민오름공원과 남조순오름, 그리고 한라수목원주변까지 발생되고 있고 몇 일전에는 북제주군 애월읍과 경계인 외도동에서도 발견되었다.

그간 피해목 및 감염 우려목등 수천 본에 달하는 많은 나무를 벌채하여 소각하는 등 방제에 최선을 다하여 왔다.

소나무재선충병은 한번 발병하면 100%로 고사하는 것으로 취급되어 모두벌채 소각하거나 파쇄 또는 살충제로 훈증작업을 하여야만 했다. 번지는 속도가 엄청 빠르고 피해가 심각하여 소극적인 방제 방법으로는 모든 소나무 숲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번에 산림과학원에서 약제 개발하여 시행하는 소나무재선충병 예방 나무주사는 시험결과 한번주사로 2년 동안 거의 100%에 가까운 예방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소나무 살리기에 상당한 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올해 남조순공원일대 216천평에 나무주사를 시행하게 된다.
이곳은 한라수목원과 도심인근지역으로 시민들이 항상 다니는 숲이기 때문에 살충제를 주사한 나무에 접촉되지 않도록 주의를 요한다. 또한 2년 동안은 솔잎을 채취하거나 해서도 안 된다.

제주도의 아름답고 울창한 숲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다소 불편함도 감수해야 할 것 같다.

아무쪼록 이번 나무주사로 우리지방의 소나무가 재선충병의 위험에서 벗어나 싱싱한 자태로 아름다운 경관을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   기   환 (제주도환경산림과 사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