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民心 ‘정권심판’보다 ‘코로나 극복’ 택했다
지난 16년간 지켜왔던 더불어민주당의 아성은 여전히 견고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강하게 대두되던 ‘정권 심판론’의 바람을 타고 이번에는 다른 결과가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예상이 제기됐다. 특히 제주시갑 선거구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의 전략공천의 여파로 진보진영이 분열한 반면, 미래통합당은 성공적으로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 장성철 후보의 당선을 내심 기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제주지역 민심은 변함없이 더불어 민주당에게 지지를 보냈다.
제주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한 원인으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극복 △견고한 제주지역 현역의원의 조직력 △미래통합당의 연이은 실책을 꼽을 수 있다.
우선 유행 초기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집권여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체계적인 전염병 대응이 이뤄지고 이탈리아 등 해외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한국의 대응을 칭찬하는 외신들의 보도가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제주지역 의원들의 견고한 지지조직도 더불어민주당의 승리에 크게 일조했다. 오영훈, 위성곤 의원은 선거운동에 있어서도 국회에서의 활동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에 비해 제주시을 선거구의 부상일 미래통합당 후보는 내세울 실적이 없었을뿐더러 이미 지난 3번의 총선에서 떨어지는 등 신선함도 보여주지 못해 이번에도 고배를 마셨다. 서귀포시 선거구의 강경필 후보도 단단한 위성곤 의원의 지지층을 흔들만한 이슈를 만드는 데 실패했다.
미래통합당이 연이은 실책을 저지르고 대안정당으로의 매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도 더불어민주당 승리에 일조했다. 지역구·비례정당의 공천파동, 선거일이 임박해 발생한 막말파동 등은 막판까지도 표심을 정하지 못한 무당층의 호감도를 떨어뜨려 패배를 자초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