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장애인 58% "학대 경험"

친ㆍ인척 등 가정폭력 43% 차지 …"전문 상담소 설치 필요"

2006-01-12     한애리 기자
제주도내 여성장애인 절반이상이 언어적, 신체적, 정신적 학대를 경험했다고 답해 여성장애인들의 인권 확보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지체장애인협회 부설 제주여성장애인상담소(소장 김경미)는 '열린문화 교실을 통한 여성장애인 임파워먼트 모델만들기' 사업 일환으로 도내 장애인 1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학대를 경험했는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8%가 '학대가 있다'고 답했다.
이중 무학인 여성장애인인 경우 학대가 '있다'고 응답한 사람과 '없다'고 답한 응답은 각각 50%씩 나타났지만 전문대를 졸업한 응답자는 100% 전원이 '학대가 있다'고 답했으며 대학교를 졸업했다는 응답자 중 '학대가 있다'고 답한 응답자도 80%로 나타났다.
이는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자신의 자아감 형성이 잘 돼 있어 자신의 의사 표시 적극성과 더불어 학대에 대한 인식도가 상당히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자신이 받고 있는 학대를 학대로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당당한 요구를 밖으로 표출하지 못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여성장애인들의 '학대' 경험은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학대 가해자가 동료친구 15%, 형재자매 12%, 배우자 12%, 직장상사 10%, 낯선사람 7%, 부모 7%, 조부모 5%, 교사 2% 순으로 나타나 친인척을 포함한 가정에서 일어나는 학대가 43%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김경미 제주여성장애인상담소 소장은 "이번 설문조사는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여성장애인의 현실을 단면적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여성장애인들에게 가정폭력 상담소가 필요한 현실을 대변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한 해 제주여성장애인 상담소가 민원상담과 성폭력 상담을 해 온 결과 403건의 피해사례를 접수한 바 있다"며 "피해상담이 이뤄졌다해도 이를 해결하고 지원할 수 있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기 때문에 전문 성교육 지원 인력배치 등 여성장애인 전문 상담소 의무 설치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