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메이킹이 사실을 커버한다

2005-12-29     제주타임스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까”하는 것은 사람들의 가장 큰 고민이다. 전 인류의 역사를 통해 사람들은 항상 타인의 눈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알아내고, 그것을 향상시키는 일에 매혹되어 온 것이다. ‘나’라는 사람은 하나지만 ‘나’에 대한 이미지는  수없이 많을 것이다.

우선 남자는 남자로서, 여자는 여자로서, 30대는 30대의 이미지가 있고, 50대는 50대의 이미지가 있다. 정치인은 정치인 같이 보이고 사업가는 사업가 냄새가 나야 한다.  남편은 남편다운 이미지가 있고, 주부는 주부로서 이미지가 있다.
사실 이미지라는 것은 현실이 아니라 인식의 문제이다. 실체와 다른 이미지가 형성될 수도 있고, 실체와 다른 일부분만을 보여 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지를 통해서 현실을 유추하려고 한다면 엉뚱한 방향으로 나가게 되기도 한다. 이미지는 상징을 통해 만들어 진다.

과거에 자동차 속에 두는 카폰이 처음 나왔을 때 카폰은 부(富)의 상징이었다. 남들은 집에 전화를 두는것도  어려운데 승용차 안에까지 전화를 두는 것은 대단한 일이었다. 제주에서는 도 이런 단위기관장도 몇 되지 않았다.
그래서 제품 출시 초기에 제조회사가 내건 광고 문구는 이랬다. “당신의 무엇을 가졌다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당신이 무엇을 가졌다고 다른 사람들이 생각 하느냐”이다.   이미지라는 것은 나의 현실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 속에 내가 어떻게 자리 잡고 있는가의 문제이다.

이미지의 힘은 대단하다. 싫건 좋건 우리는 이미지 시대, 감성의 시대에 살고 있다. TV는 현실을 이미지로 전환시켜주는 작업을 자주 한다.
1960년대 케네디 대통령후보와 닉슨 대통령후보가 TV토론을 벌렸을 때 케네디는 젊고 패기에 차 보였다. 미국을 살릴 만한 신선한 에너지로 다가왔다. 반면에 닉슨의 이미지는 늙고 노회(老獪)한, 의심까지 많은 시골의 변호사 같았다. TV토론은 대부분 케네디가 이겼다고 평가를 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현상이 벌어졌다.
똑같은 토론을 라디오로 들은 대다수 사람은 닉슨이 이겼다고 평가 했다는 것이다.

TV는 감성매체다. 이미지가 논리를 압도한다. 무엇을 말하는가 보다는 어떻게 보이는가가 더 중요하게 보여 지는 시대다.
TV에서 기자가 아무리 중요한 보도를 하고 있어도, 그 기자의 스타일이 쿨하게 보이지 않으면 논리 정연한 보도 내용도  잘 안들리게 마련이다. 그러나 인쇄매체에서는 논리의 힘이 TV만큼 이미지에 휘둘리지 않는다.

이런 이미지 시대에 사는 우리들은 누구든지 자신의 현실에 충실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을 살려 가장 자기다운 이미지를 창출하여야 한다. 세월과 함께 변화하고, 성숙하는 자신의 모습을 가장 자기답게 만들기 위해서는 근시안적이고, 추상적이고, 남들이 하니까 하는 유행만 쫓아서는 안 된다. 자신의 이미지 메이킹에 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이고, 다른 사람과 다른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최근 기업들이 타 기업과의 차별화를 위해 CIP(Corporate Identity Program)를 추구하는 것과 같은 원리로 군중 속에서 나를 차별화하기 위한 개인적인 PIP(Personal Identity Program)를 시도 해야 된다고 한다면 과장된 표현일지도 모르지만 차별화만은 필수적인 것이다.

 이제는 문자시대에서 영상시대로 이전 되고 있다. 휴대폰도 문자 메시지에서 영상 메시지로, 회의도 영상으로 한다. 온라인, 오프라인이 모두 영상이다.
과거에는 음악만 잘 하면 가수가 되었을 것이다. 옛날에 히트한 가수들이 요즘 세상에 가수가 되려고 한다면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가창실력만으로는 안되는, 이미지 메이킹이 대접받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영상매체 이미지 홍수로 개인의 이미지 창출에 있어서 얼굴표정, 복장, 바디 랭귀지, 음성 말씨까지 시청각 매체의 현실적 파워가 강력히 부각되는 시대이다.
자신의 내면에 충실하고 명실상부한 이미지를 창출하기 위해서라도 외부로 들어나는 요소들을 현실에서 효과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이미지는 현실을 압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   찬   집 ( 수필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