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천단 곰솔 '부분 고사'

제주시, 시료채취 질병 정밀검사

2005-12-27     한경훈 기자

최근 제주지역에서 소나무재선충병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천연기념물 제160호인 제주시 아라동 ‘산천단 곰솔’ 일부 가지가 누렇게 마르는 현상이 나타나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6일 제주시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산천단 곰솔 8그루 중 6그루에서 일부 말라죽은 가지와 솔잎이 발견되고 있다는 것.
철제 빔이 굵은 가지를 지탱하고 있는 군락지 서쪽편 곰솔은 3~4m 높이에 있는 가지 일부가 누렇게 변했고, 그 바로 옆 2그루는 7~8m 높이에 있는 가지들이 고사했다. 또 군락지 동쪽편 곰솔은 우산처럼 펼쳐진 밑가지의 하부가 누런색을 드러내고 있다.

그런데 이 곳은 지난 7월 소나무재선충병이 발견된 영평동 해송임지에서 불과 1km 거리로 재선충병 감염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제주시는 관계전문가를 대동해 현장을 확인한 결과, 일단 재선충병에 감염된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겨울철에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앞마름 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보다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시료를 채취, 관계기관에 검사ㆍ의뢰하기로 했다.
500년간 제주 민초들과 함께 해 온 산천단 곰솔. 검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산천단 곰솔은 우리나라에 있는 곰솔 중 가장 큰 소나무로 키가 30m나 되고 가슴높이 둘레도 무려 6m에 달한다. 수령도 500년이 족히 넘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까지 산천단 한 가운데로 도로가 관통, 원형이 많이 훼손되었는가 하면 벼락으로 죽은 나무도 있었다.
다행히 1964년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존조치가 이루어져 지금은 상당부분 원형을 회복하고 있다. 곰솔 고사의 원인 규명과 함께 대책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