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400m이하 수렵 검토해야”
한라산국립공원 학술심포지엄서 제기…실현여부주목
2005-12-24 정흥남 기자
특히 이 같은 이론적 근거가 한라산국립공원과 국립공원내 노루를 보호.관리하고 있는 당사자 격인이 한라산국립공원 관계자에 의해 제기돼 실현 가능성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라산연구소 오장근 박사는 23일 오후2시 제주도 자연생태체험학습관에서 열린 '한라산 야생동물의 현황과 보호관리 방안' 학술심포지엄에서 “노루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노루관리위원회를 구성한 뒤 일정한 지역에서 노루 서식밀도가 높을 경우 이 지역에 서식하는 노루의 제거나 사냥 등을 통해 밀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박사는 이어 “중산간 곶자왈 지역은 노루의 중요한 은신처 역할을 하기 때문에 노루를 보호하기 위한 완충지역에 포함시켜야 한다”면서 “노루개체수가 너무 많을 겨우 겨울철을 제외하고 일정한 시기에 해발 400m이하의 농작물 피해가 빈번한 지역을 중심으로 수렵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오 박사는 오 박사는 1997년부터 노루에 의한 농작물 피해가 시작되면서 그후 지속적으로 증가, 1997년 60ha에 불과하던 피해면적이 2003년에는 250ha(약 75만평)로 6년만에 4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오 박사는 농작물 피해가 증가하는 일차적인 이유로 노루의 개체수가 증가하면서 노루가 이용할 수 있는 먹이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오 박사는 이처럼 노루피해가 시작된 것은 1990년대 이전만 하더라도 중산간지역의 목장용지나 초지대는 자연상태로 유지돼 노루의 은신처와 먹이서식지로서의 역할을 했으나 1990년대 이후에는 목장지대나 초지개가 감자나 더덕과 같은 농작물을 경작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개간함으로써 먹이 량이 감소한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노루가 서식했던 중산간지역이 골프장과 각종 인공시설물 등 난개발로 인해 노루의 서식지가 파편화되거나 줄어들었기 때문에 노루들이 농작물에 피해를 줄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한편 차량에 의한 노루 사망도 계속 늘면서 1993년부터 2004년까지 12년 동안 5.16도로와 1100도로 등 주요 도로변에서 죽은 노루는 모두 547마리로 년 평균 30여마리가 차량과 충돌해 죽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라산국립공원내 노루서식 밀도는 2005년 ha당 0.077마리로, 전체적으로는 1181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