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주주로 돌아가면서…"
안녕하십니까
제주교역 대표이사직을 사임하면서 인사를 드리게 됨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작년 11월 17일 제주교역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1년여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1994년 회사 창립 이후 최대의 위기에 봉착해 있던 작년 주주총회의 순간이 지금도 기억납니다.
말 그대로 존폐의 기로에서 탄식어린 주주님들 및 관계기관들의 격려를 받으면서 취임을 하였습니다.
막상 회사에 들어 와보니 최초 자본금 30억은 온데 간 데 없고 정리를 하려 해도 자본이 없어서 청산조차 하지 못하는 실정이었고 신용도가 최악이어서 금융거래는 아예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10년 이라는 세월 속에 너무나 질기게 묻어 있던 과거의 묵은 떼를 씻어내는데 한쪽으로 주력해야 하고 또 한쪽으로는 과거에만 연연하다보니 미래가 또 보이질 않았습니다. 설립취지 또한 생산자 단체로 구성된 51%주식이 말해주듯 농겮?축산물 판매에 주력하는 것을 원칙으로 생각하였기에 그 일환으로 FRESH JEJU사업에 회사의 운을 걸어 오직 앞으로만 걸어가려 무던히도 노력하였습니다. 실추된 회사 이미지를 살리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제주교역을 아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부정적으로만 보는 까닭에 말조차 꺼내기 힘든 상황이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상황은 오로지 외롭게 홀로서서 가야만하는 기로에선 제 위치가 너무 애처러웠습니다.
누구 하나 거두는 이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제주도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기도 하였고, 바닥난 회사 자본을 끌어올리기 위하여 증자를 실현시키기도 하였습니다.
오직 회사를 살려 보겠다는 의지 하나로 임직원들은 급여까지 보류하면서 눈물겨운 회생의 노력을 하였습니다.
본인이 경영하는 킹마트가 우리 도민의 도움으로 설 수 있었기에 제 마지막 봉사가 이 회사를 회생시키어 도민들의 소득증대에 기여하는 것이 도민에 대한 보답이라는 신념 하나로 견디어 냈습니다.
재임하는 365일 동안 하루라도 편하게 쉬어본 날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 가운데에 지병이 악화되어 더 이상 그 직을 수행하지 못하게 된 점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제주교역은 여러분의 기업입니다.
반드시 회생하여 제주도 대표기업으로서 자리매김하여야만 합니다.
본인 재임 중 보내 주었던 관심과 질책에 머리 숙여 감사드리며 부디 신임 경영진에게도 보다 많은 관심과 참여로서 힘이 되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본인은 이제 이 회사의 일반주주로 돌아가 열심히 돕도록 하겠습니다.
일일이 찾아뵙고 인사드리지 못하고 서면으로 인사드리게 됨을 양해 바라오며 건강과 행운이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
홍 오 성
전 제주교역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