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의원 87% 예결특위

예년 56%훨씬 상회…"지역구 챙기기" 비난 거세

2005-11-26     한경훈 기자

제주시의회가 거의 모든 의원으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빈축을 사고 있다.
제주시의회는 25일 제179회 제2차 정례회 본회의를 열고 예결위 구성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예결위는 시의원 16명 중 송태효 의장과 고정식 자치교통위원장을 제외한 14명으로 구성됐다. 의원정수의 87%가 예결위 위원인 셈이다. 이 같은 비율은 예년의 56%(9명)보다 크게 높아진 것이다. 제주도의회 예결특위가 전체 의원 19명 중 9명으로 50%를 넘지 않고 있는 것과도 대비된다.

이에 대해 시의회 의원들은 “내년 살림살이에 대해 보다 깊이 있는 심의를 벌이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예결위가 통상 의원들의 관심분야 반영, 지역구 챙기기의 각축장이 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제7대 제주시의회 마지막 정례회인 이번 예결위에 의원들이 대거 참여한 것은 오히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구 챙기기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제주도 행정구조가 단일광역체제로 전환 시 현 제주시의회 의원 대부분이 지방의원에 뜻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들이 대거 예결위에 들어가면서 문제는 관련 상임위에서 한 번 걸러진 예산안이 예결위에서 의결되기 때문에 자칫 파행이 우려되는 데다 예결위 예산안 심의가 의원간 ‘나눠먹기’ 식으로 흐를 경우 내년도 제주시 살림살이는 졸속으로 짜여질 수 있다는 것이다.

도내 정가에서는 “의원 정수의 89%가 예결위원이라는 점은 너무 지나치다”며 “최소한 부의장, 상임위원장 정도는 예결위 참여를 자제했어야 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제주시의회는 내달 16일부터 20일까지 5일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