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은 했는데…"

제주산 콩, 유통처리에 '빨간불'

2005-11-25     김용덕 기자

올해 제주산 콩 유통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콩은 제주지역에서 감귤, 감자, 마늘 다음으로 농가의 주요 소득원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특히 제주산 콩나물 콩은 발아율 등 품질면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아 수요업체에서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콩나물 콩 값이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감귤원을 폐원한 농가에서도 콩을 재배,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가격하락을 주도했다.
농협제주본부에 따르면 올해 콩 재배농가는 5077호로 지난해 재배면적 4007ha에서 7420ha로 크게 증가했다. 콩 생산예상량은 9800여t으로 농관원 집계 6732t에 비해 3000t이상 늘었다.

지난해 콩나물 콩 값(계통수매가)은 1가마당 평균 17-18만원대 이상으로 최고 20만원대까지 호조를 보였다. 올해는 11만원에서 최고 14만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다 상인들의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매기가 형성되지 않고 있어 가격은 계속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정부가 2002년부터 콩 자급율을 높이기 위해 논콩수매인상정책을 시행, 국산 콩 생산량 증가를 불렀고 이는 국내산 콩 수요업체의 재고증가를 가져왔다는 점이다.
이 같은 여파로 제주산 콩의 수매 수요 감소는 물론 지역적 특성상 수송 및 판매처 확보 불리 등으로 콩 유통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도내 콩 최대 생산지역인 구좌 등 동부지역에 결실기 가뭄및 개화기 장마로 콩 피해립이 상당량 발생, 농협 및 생산농가 자체 처리마저 불가능한 상태다.
농협에 따르면 피해농가수는 873농가, 피해면적은 1649ha, 피해립발생량은 871t으로 예상되고 있다.

농협은 상황이 이렇게 되자 지난 22일 콩 생산 주산지 농협 조합장 15명이 참석한 가운데 ‘콩 제주협의회(협의회장 김유현 조합장)’를 창립, 콩 유통처리대책마련에 나섰다.

제주도농협운영협의회 조합장들도 지난 21일 일반콩 600t, 콩나물 콩 2000t 정부수매, 피해립 콩에 대한 잠정등외규격설정에 따른 전량 정부수매, 영농자금 지원 등의 대정부 건의를 했다.
한편 올해산 콩 생산물량을 전량 처리하지 못할 경우 다수의 농가들의 불만에 따른 집단민원 사태도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