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사건 수형 피해자 70년 한 풀릴까

제주지법, 26일 재심 재판 첫 심문 진행

2018-11-26     진기철 기자

제주4·3 사건 수형 피해자 18명의 재심 형사재판의 첫 심문이 26일 진행됐다.

26일 오후 제주지법 형사2부(제갈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두 번째 재판에서는 김평국(88) 할머니 등 10명을 대상으로 심문과 변론이 이뤄졌다.

앞서 “피고인들이 고령인 점을 감안해 공소사실 특정을 위한 꼭 필요한 추가적인 심문이 필요하다”는 검찰측 요청을 수용한 것이다.

김 할머니 등 10명은 수형 과정에서 자신이 억울하게 재판받은 과정과 투옥 생활에서 받은 고초 등에 대해 담담하게 진술하며 무죄임을 주장했다.

이어 27일에는 나머지 7명의 수형 피해자들에 대한 심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정기성(96) 할아버지는 건강상의 이유로 재판부의 양해를 얻어 출석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심기일은 오는 12월17일 오후 4시로 정해진 상태라, 최종 선고는 연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수형 피해자 18명은 재판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70년 통한의 세월이 법정에서 명명백백하게 다뤄질 것”이라며 “재판을 통해 4·3의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재판에선 판결문이나 공소장, 공판기록 등이 거의 남아있지 않아 검찰이 공소사실을 입증하는 데 어려움이 크고, 수형인들이 당시 군법회의와 수형 피해 등에 대해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어 무죄 판결로 재판이 마무리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주 4·3수형인 생존자 18인이 제기한 군법회의 재심 재판이 백발노인이 된 수형인들의 70년 한(恨)을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