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거 인력 없인 청정바다 보전 어려워”

제주바다지킴이 활동현장을 가다 <2>구좌읍

2018-10-24     김진규 기자

51.7km 길이의 구좌읍 해안 환경을 책임지는 해양 환경미화원이 9명뿐이어서 인원 충원을 위한 예산 확충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본지는 지난 19일 동복리에서 종달리까지 해안 구간을 가지고 있는 구좌 해안가를 찾았다.

구좌읍의 환경미화원 수는 9명인데 각 마을별로 1명의 해양 환경미화원이 해양쓰레기를 수거한다.

환경미화원 수가 부족한 상황인데도, 올해 8부터 9월 중순까지 예산부족으로 해안 쓰레기 수거 작업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구좌읍사무소 이승봉 계장은 “제주도는 4면이 바다다.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해서는 연중 수거 인부를 고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제주의 미래비전인 청정바다를 지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계장은 “50km가 넘는 해안 청소를 담당하는 인원이 적은 편이다. 해안가는 평지가 아닌 높낮이 경사가 달라 사고 위험이 높다”며 “일을 하다 다쳐서는 안 되지만, 한명만 다치더라도 작업이 중단된다. 절대로 다치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년도 예산을 적게 잡았다. 바다 환경이 심각한 상황임을 인지하면서도 한정된 예산으로 편성하다 보니까 다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고희범 제주시장이 구좌읍에 연두방문 할 때 내년도에는 연중 해양 환경미화원이 고용될 수 있도록 건의했다”고 말했다.

평대리부터 세화까지 해안 환경을 홀로 책임지는 김권철(61)씨는 “구좌읍은 해안선이 아름다운 곳이다. 일이 힘들지만 내 집처럼 생각하고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면서도 “쉬지 않고 치워도 해양 쓰레기가 계속 밀려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김씨는 “폐그물인 경우 아주 무겁기 때문에 혼자서 감당하기 어렵다. 해안선이 긴 곳은 예산을 더 편성해 2명씩 배치해야 한다”며 “청정바다를 지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구좌읍은 지난해 3287t, 올해 9월까지 1842t의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는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의 경우 봄 여름철 중국 괭생이모자반이 대량으로 제주바다에 유입되면서 처리 수거량이 많았다. 지난해 구좌읍 괭생이모자반 처리량은 1600t으로 전체 쓰레기 량의 절반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