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기억이 빚은 제주 풍경
이수철 사진전 11월30일까지 제주국제평화센터
제주의 사계절 풍경을 한 화면에 중첩해 담은 사진을 만난다. 작가는 사진이 갖는 찰나의 속성을 극복하기 위해 이 기법을 도입했는데 화면에서는 시간의 무상함과, 잇단 개발로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제주의 오늘에 대한 아쉬움이 함께 읽힌다.
제주국제평화센터가 지난 4일부터 오는 11월30일까지 1년간 다양한 시간대와 계절에 제주의 일상을 촬영해 온 이수철 작가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수철은 동네 골목과 가게, 오름, 바닷가 등 평범한 제주의 일상 공간을 여러 계절, 각기 다른 시간대에 찍어 다양한 기법으로 한 장면에 겹쳐 담았다. 움직임이 중첩된 사진들에는 시간의 흐름이 조각처럼 새겨져 누군가에게는 추억을 소환하고, 누군가에게는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제주의 오늘에 대한 아쉬움을 상기시킨다. 작가는 “같은 장소에서 다양한 시간대와 계절이 공존하는 이미지를 표현함으로써 사진이 갖는 숙명적인 순간의 시간성을 넘어서 보고자 했다”고 작업 의도를 밝혔다. 에월 도로, 월정리 마을, 새별오름, 하도리 해변, 서귀포항 등 익숙한 제주의 곳곳이 ‘시간과 기억-제주’를 주제로 29점 자리한다.
이와함께 전시장 한 켠에는 바람에 흔들리는 문주란을 통해 제주의 흙과 바람, 꽃과 물을 상징하는 설치영상이 구성됐다. 몽환적이고 초현실적인 꿈의 세계를 표현한 ‘화몽중경(畵夢中景)’ 시리즈 사진 12점도 함께 전시된다. 이들 작품은 제주에 앞서 서울과 대구에서 ‘비동시성-제주’란 주제의 기획전에 출품된 바 있다.
이수철 작가는 오사카예술대학, 상명대 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한 뒤 1999년부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한편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내 위치한 평화센터는 세계평화의 섬 실천을 위한 평화 연구·전시·홍보·교육 활동을 목적으로 2006년 9월 설립됐다. 문의=064-735-65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