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면도서관, 지역 중추 문화공간돼야”

인구 증가 불구 시설·예산·인력 그대로
다양한 기능의 ‘문화센터’로 육성 필요

2018-10-03     문정임 기자

예산·인력 그대로인 경우도 적지 않아
“읍면도서관, 지역거점문화공간으로 변모해야”

제주지역 공공도서관이 지식의 관문이자 지역의 역사를 전달하고 문화적 다양성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는 지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제주지역 인구가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올해까지 12만 명 가까이 늘었지만, 공공도서관 수는 제자리이기 때문이다. 지자체 게시판 등에는 도서관 설치와 운영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올라오고 있다.

도내 주민등록상 인구는 2006년 56만1695명에서 2018년 68만2451명으로 12만756명 증가했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의 2013년 이후 자료에 따르면 제주는 최근 5년간 공공도서관이 신설되지 않은 전국 유일의 지자체다. 같은 기간 타 지자체는 적게는 2개소에서 많게는 56개소까지 공공도서관을 증설했다.

특히 이 기간 제주는, 친환경적인 활동과 시간적 여유를 중시하는 이들의 이주 열풍을 타고 읍면지역으로도 인구 증가가 이어졌지만 애월, 한수풀(한림), 한경 등 많은 읍면지역 공공도서관들은 여전히 인력과 예산, 프로그램 운영 면에서 예전 소읍시절의 규모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한림읍의 경우 2008년 1만9910명이던 주민 수가 2018년 2만4789명으로 매해 유입 인구가 느는 추세지만, 관내 공공도서관은 제주도교육청 소속 한수풀도서관이 유일하다. 한수풀도서관의 최근 5년간 사서직원 수는 3명으로 변동이 없다. 동녘도서관의 경우 2014년 예산이 3억3000여만 원에서 2018년 3억5950여만 원으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애월읍은 2008년 2만6629명에서 올해 3만5978명으로 1만 명에 가까운 주민이 유입됐음에도 애월도서관의 사서는 2명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자체와 각 도서관 홈페이지에는 공공도서관을 신설해달라거나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해달라는 이용자들의 불만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가까운 도서관을 두고 규모가 큰 동지역 도서관을 이용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특히 제주지역은 공공도서관 인력 배치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도내 공공도서관 21곳 중 관장이 사서자격증을 가진 곳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 한다. 사서와 행정직원 수가 정원을 채우지 못 한 도서관들도 있다. 아울러 제주는 사서(정1급, 정2급, 준사서) 63명 중 준사서(41명)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지역이기도 하다. 

도내 한 도서관 관계자는 “공공도서관은 단순히 책만 빌려주는 곳이 아니라 지역의 역사를 전달하고 문화적 경험을 공유하는 지역의 중추적 문화센터”라며 “공공도서관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심고 가꿔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