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프로젝트 지속 추진 여건 만들어야”
11일 산지천갤러리 운영 및 원도심 활성화 전략 토론회
김정은 발행인 “운영 방향만큼 내실화 작업 중요” 지적
사진전문 산지천갤러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기획자의 역할을 인정하고 안정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장기적으로는 민간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방향성을 갖되, 개별 단체들이 할 수 없는 사진 아카이빙을 공공 차원에서 시스템적으로 지원하고, 사회 각 주체들에 대한 교육과 협업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제주 산지천갤러리가 11일 오후 갤러리에서 산지천갤러리 운영 및 원도심 활성화 전략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는 지난해 개관한 산지천 갤러리가 제주를 대표하는 사진전문 갤러리로 자리매김하고, 이를 통해 원도심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정은 이안북스 발행인은 ‘사진전문갤러리의 당위성과 활성화 방안’ 주제 발표에서 런던 포토그래퍼스 갤러리와 일본 홋카이도 포토 페스타 운영 사례를 통해 산지천 갤러리의 방향을 모색했다.
런던 포토그래퍼스 갤러리는 사진과 서점, 카페 기능이 특화된 비영리 사진전문공간이다. 전통적 다큐 사진과 아카이브 사진을 중심으로 수준 높은 기획전을 만들면서, 동시에 뉴미디어로서 사진의 변화를 선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홋카이도 포토 페스타는 홋카이도 내외의 사진가들이 피사체로서의 홋카이도를 어떻게 다루는 지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김정은 발행인은 두 사례를 통해 “사진전문 갤러리는 사진과 관련한 전문적인 기획과, 철저히 지역성이 짙은 사진에 집중하는 두 가지 방식을 선택하거나 적절히 기능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발행인은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한국의 많은 지역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의 대안으로 예술 활동을 주목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예산 부족과 콘텐츠 미비로 프로그램이 단발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독자적 형태의 사진전시를 기획하고, 민간 주도 하에 공간이 운영되며 상생할 수 있는 환경 조건을 갖추어 가는 일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발행인은 우선 “중장기적인 프로젝트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이를 돕는 기획자의 역할을 인정하고 안정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상업시설 활성화 전략에 묻혀 도외시되기 쉬운 사진 아카이빙을 공공차원에서 시스템적으로 지원함으로서 사진전문갤러리 기능을 강화하고, 학생이나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예술교육을 대폭 강화하며, 사회 문제 해결을 고민하고 새로운 예술을 지향하는 사진가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내실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서 예술가간 협업 구조를 모색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는 민간이 스스로의 역량과 자본으로 갤러리를 운영할 수 있도록 독립 여건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