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회 제주도미술대전 대상 김현성씨

제주미협, 올해부터 미술, 서예·문인화 부문 완전 분리

2018-09-02     문정임 기자

조기섭·정재훈 우수…7일까지 문예회관서 입상작 전시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 제주도지회(지회장 강민석)가 주최한 제44회 제주도미술대전에서 이주 작가 김현성 씨가 공예 요소가 강한 평면작품 ‘결’로 대상을 차지했다.

대상작은 직경 130cm의 원형 나무 테두리 안에 참나무과 상수리 나무와 호두나무를 스팀밴딩 기법 등으로 깎고 인두질해 물결 모양으로 조형했다. 물결 가운데 중심축처럼 자리한 현무암은 제주의 상징하는 듯 보인다.

이경모 2차 심사위원장은 심사총평에서 “재료와 도구, 물질을 다루는 기량이 출중하고, 주제에 접근하는 태도가 진지했다”고 대상 선정 이유를 밝혔다.
 
1982년생인 김현성 씨는 서울예술대학교 연극과에서 무대미술을 공부하다 나무에 큰 매력을 느껴 경기도에서 중요 무형문화재 제55호 조화신 선생으로부터 소목장 등을 배웠다. 4년 전 제주로 와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서 거주하고 있다. 지난해 제주도미술대전에서 ‘씨앗’이라는 작품으로 우수작가상을 받은 바 있다.

1일 시상식에 앞서 만난 김현성 씨는 “전통적인 목 상감기법과 현대적인 스팀밴딩기법을 융합해 작품을 완성했다”며 “무엇보다 손을 쓰는 수작업을 절실히 가미하는데 의미를 두고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참나무과 나무들이 그렇게 낙동(탄화작업)이 안 될지 몰랐고, 수목을 찾아 전국을 수소문하고 제주로 옮겨오는 작업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작업 경향에 대해서는 “요즘 많이 회자되는 ‘미니멀’‘이라는 것이 존재가 매우 적거나 아예 없는 서양의 가치를 이야기한다면, 나의 작품은 전체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덜어내는 동양의 미니멀 개념에 가깝다”며 “이것을 ‘담백’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주 이주와 관련해서는 “소목 커뮤니티가 없어 아쉽지만 제주의 자연이 주는 영감과 이미지가 작업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제주도미술대전에는 평면 부문(한국화, 서양화, 판화, 사진, 디자인 등)에 44점, 입체 부문(조소, 공예, 영상, 설치 등)에 15점이 응모했다. 이 가운데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한 1차 심사(심사위원장 김성환)에서 평면 12점, 입체 3점이 선택됐고, 현장 실사를 통한 2차 심사(심사위원장 이경모)에서 대상 1점, 우수작가상 2점, 선정작가상 12점이 가려졌다.

우수작가상은 조기섭의 ‘Zen’(禪, 장지에 은분, 호분)과 정재훈의 ‘길 잃은 라이더(lost rider, 유화)’가 차지했다.

한편 올해부터 제주도미술대전은 미술 부문과 서예·문인화 부문이 완전 분리됐다.

강민석 제주미협 지회장은 “2016년 제주예총에서 제주미협으로 주최가 이관된 후 지난해 미술과 서예가 이원화됐고, 올해 처음 두 분야가 완전 분리됐다”며 “이번 집행부가 약속했던 수상혜택, 심사 정교화, 수상 비율 낮추기 등 미술대전 관련 개선 약속을 모두 지키게 됐다”고 말했다.

상금은 대상작 1000만원과 개인전 지원, 우수작가상 300만원, 선정작가상 50만원이다.

이번 미술대전 입상작은 지난 1일부터 오는 7일까지 제주도문예회관 제1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다.

다음은 선정작가상. △박길주 ‘향기로운 나무’ △임지연 ‘유나이티드 스트럭쳐’ △현덕식 ‘뚜벅아 넌 최고야’ △주현이 ‘트랜스퍼런시 4’ △이연정 ‘기억을 삼키다’ △김산 ‘아래로부터의 풍경’ △김선일 ‘소원의 탑’ △이승훈 ‘바라보다’ △백성원 ‘백스 랜드스케이프 더 댄싱 오브 한라산’ △최선영 ‘어느 봄날에 풍경’ △이정용 ‘법고창신(法古創新)’ △이은비 ‘그해 겨울’ 문의=064-759-1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