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만을 남기고 삼의 캠퍼스를 떠납니다

2018-09-02     고충석 제주국제대학교 전 총장

지난 4년 최선 불구 기본역량 진단 하위

대학에 한파 예상 새총장 중심 길 열기를

 

4년 전 제가 이 대학의 초대 총장으로 부임하면서 다짐한 것은 “반드시 이 대학을 살려내겠다”는 각오였습니다. 4년 동안 저는 정말 열심히 했다고 자부합니다. 이제 저는 이 대학을 떠납니다. 그러나 최근 이 대학이 직면한 사태들을 생각하면, 떠나는 저의 발길이 천근만근 무겁기만 합니다. 구성원들의 의지와 뜻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고, 지금도 수면 하에서는 갈등이 내재하고 있습니다.

저희들이 그렇게 고생하고 희생해가며 노력했던 구조개혁들이 이번 대학 기본역량 진단에서 대부분 반영되지 못했습니다. 참담하고 억울합니다. 우리가 뼈를 깎는 아픔과 희생으로 노력한 내용들을 개략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선제적 구조조정입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구조개혁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입학정원 800명이었던 학생정원을 2017학년도 760명, 2018학년도 709명, 2019학년도에는 630명으로 조정했습니다. 구조개혁 차원에서 인적 구조조정도 했습니다. 명예퇴직・희망퇴직 등으로 장기근속 교직원 33명(교수 23명, 직원 10명)이 학교를 떠났고, 그만큼 교비회계 지출 부문의 인건비 비중이 낮아졌습니다.

둘째, ‘부채 Zero’, ‘균형예산 기반 조성’ 등 대학 재정이 탄탄해졌습니다. 2015학년도 기준, 차입금과 미지급 임금 등 대학의 부채는 300억 원에 가까워 기본금을 완전히 잠식한 상태였으나, 옛 탐라대학교 캠퍼스 매각에 따라 부채를 완전히 해결함으로써 이제는 ‘부채 Zero’인 대학이 됐습니다.

셋째, 대학경영의 정상화입니다. 2012년 시작된 임시이사 체제가 끝나고, 2016년 7월 현재의 정이사 체제가 출범했습니다. 이사회 운영이 안정됨에 따라 학교법인 소유 수익용 자산(공시지가만 약 72억원)의 활용이나 개발을 통한 법인의 전입금을 증대시키는 노력이 요망됩니다.

2014년 초대 총장 취임 이후 지난 15년간 재단 분규로 무너졌던 학사제도의 구축을 위해 ‘교원업적평가규정’, ‘직원인사관리규정’ 등의 제·개정을 통해 교직원 인사제도를 혁신했습니다. 교원 및 직원 보수규정, 학과구조조정 규정 등의 제정을 통해 대학의 체질을 개선했습니다. 수업운영에 관한 처리규정, 강의평가운영규정 등 학사제도도 복원했습니다.

교육환경 개선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왔고, 앞으로도 이 방면에 대한 투자는 계속돼야 합니다. 탐라대 매각 대금을 재원으로 대학건물 방수 및 도장, 강의실 냉난방기 설치, 학생생활관 개보수 공사 등 53건의 교육환경 개선 공사를 실시했으며, 2017년 결산 시점 누적 투자액은 약 38억 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우리 대학 구조개혁의 시동은 탐라대 매각이 완료된 2016년 하반기부터입니다. 그런데 평가 대상 기간은 2015년과 2016년, 즉 돈이 없어 정상화 노력을 시작도 못한 때부터 적용하는 바람에 오늘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대학이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평소 평가지표 관리와 축적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런데 우리 대학은 이런 평가를 받아 본 경험이 없었습니다. 몇몇 교수님들이 중심이 되어 2018년 대학교육역량진단 사업을 열심히 준비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경험이 없었고, 재정적 여력이 부족했던 2015년과 2016년까지는 우리 구성원들의 축적된 역량이 미흡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환경이 황당한 결과를 낳고 말았습니다.

저는 이 대학이 충분히 살아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임직원들이 단합하고, 협력하고, 노력하면서 주인의식을 가지면 살아납니다. 이제 조금 있으면 우리 대학에 한파가 몰아칠 것입니다. 이런 때일수록 새로운 총장을 중심으로 단합해야 합니다.

앞으로 어려움에 봉착할 때마다 제가 힘이 된다면 불원천리 마다하고 달려와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드립니다.

끝으로 우리 대학 정상화의 마지막 관건이었던 탐라대 매입에 협조를 아끼지 않았던 제주특별자치도 원희룡 지사님과 도의회 의원님들, 동원교육학원 전・현직 이사장님을 비롯한 이사님들, 제주국제대학교 총동창회 전・현직 회장님을 비롯한 임원님들, 그리고 제주도민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