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제주의 문화를 만들어온 제주의 이상기후

김오진 ‘조선시대 제주도의 이상기후와 문화’ 발간

2018-08-26     문정임 기자

세화고등학교 김오진 교감이 최근 ‘조선시대 제주도의 이상기후와 문화’를 펴냈다.

책은 김 교감의 박사학위논문 ‘조선시대 제주도의 기후와 그에 대한 주민의 대응에 관한 연구’를 수정, 보완한 것으로 총 320쪽에 걸쳐 제주도의 기후와 대응 양상을 조선시대를 중심으로 살폈다.

제주도는 예부터 풍재, 수재, 한재가 많다고 해서 삼재도라 불렸다. 열대성 저기압인 태풍의 길목에 있고, 드넓은 해양과 한라산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최다우지이기도 했다.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토양은 쉽게 메달라 물이 늘 부족했다.

기후는 특히 섬에 살고 있는 제주인들의 생계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자연요소였다.

1400년대 이후 제주의 이상기후 발생 현황을 보면 17세기에 집중됐음을 알 수 있다. 추위와  같은 이상저온 현상 기록이 많은 것으로 미루어 17세기가 매우 추웠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동일하게 나타난 소빙기적 기후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제주인들은 이상기후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했다. 바람을 막기 위해 방풍림과 돌담을 조성했고, 가뭄 피해를 줄이기 위해 우마를 이용한 밧볼림, 복토농법을 썼다. 폭우때 흙 유실을 막기 위해 시둑을 축조하고 가로밭갈기, 배수로 설치 등의 방법을 썼다. 돌담은 바람도 막지만 흙의 유실을 막아주는 기능을 했다. 가뭄에 대응하기 위한 밧볼림은 강풍 대비에도 도움이 되었다.

지난 100년간 지구의 평균기온은 약 0.7도 상승했지만, 제주를 포함한 우리나라는 약 1.5도 오르는 등 세계보다 변동폭이 컸다. 지난 40년간 우리나라 연안 해수면은 약 8cm 상승했는데, 제주도는 22cm 상승해 일부 해안은 통행에 지장을 받고 있다. 기후는 제주도의 농작물, 식생, 수산물 등 생태 지도를 이미 바꾸기 시작했다. 

이 책은 ‘조선왕조실록’ ‘증보문헌비고’ ‘비변사등록’ ‘승정원일기’ ‘탐라기년’ 등 장기간에 걸쳐 기술된 편년체 사료들을 정리해 조선시대 제주도 기후에 관한 실질적 자료를 정리했다는 의의를 지닌다.

제주의 문화를 이해하는 하나의 코드로서, 제주도의 기후와 기후에 대한 제주인들의 대응 방식을 살펴보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

저자는 1961년 서귀포시 대포동에서 출생했다. 오현고를 졸업하고 제주대 사회교육과에서 학사, 고려대 지리교육과에서 석사, 건국대 지리학과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제주지리론(공저)’ ‘조선시대 이상기후와 관련된 제주민의 해양활동’ 등의 논문과 저서가 있다. 푸른길, 2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