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 창작동화 ‘드르에 불 놩 덩싹덩싹’ 발간

2018-07-26     문정임 기자

제주어 창작동화 ‘드르에 불 놩 덩싹덩싹’이 최근 발간됐다.

한항선 씨가 그림을 맡은 이 책은 제주 도새기와 어린아이의 우정을 그린 전작 ‘뚜럼허당’에 이은 부복정 작가의 신작이다.

제목 ‘드르에 불 놩 덩싹덩싹’은 표준어로 ‘들에 불을 놓고 덩실덩실’이라는 뜻이다. 풍성한 한 해를 기원하면서 너른 들에 불을 놓고 서로 어우러져 어깨춤을 추는 제주 사람들을 떠올리면 글자에는 저절로 맛깔나는 리듬이 실린다.

이번 책은 제목에서 보듯 ‘들불’을 소재로 제주의 개국신화라 할 수 있는 ‘삼성신화’를 풀어냈다.

제주 섬의 세 구멍에서 솟아난 삼을라와 벽랑국에서 온 세 공주가 부부의 연을 맺고, 활을 쏘아 각자 살 곳을 정한 이야기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삼성신화의 줄거리다.

작가는 여기에 ‘들불’이라는 소재를 더해, 농사와 목축을 생업으로 삼았던 제주 선인들의 지혜로운 삶 속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간다. 삼을라가 공주들과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는 그들과 같이 설렜다가, 섬이 폐허가 되는 장면에서는 같이 탄식하고, 풍년을 맞이하면 또 환호하면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아이들도 제주 신화를 재미있게 접하게 된다. 

부복정 씨는 제주에서 나고 자랐다. 제주작가 신인상과 불교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동화집 ‘왜 내가 먼저 양보해야 돼?’ ‘행복바이러스’ (공저), ‘뚜럼허당’ 등을 냈다. 60쪽, 한그루,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