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쩍쩍’ 바닷물 ‘펄펄’…농어민은 ‘냉가슴’

폭염에 농작물 생육 불량·월동채소 정식 지연
양식장 광어 집단 폐사도…피해 확산 가능성

2018-07-26     김종광 기자

제주지역에도 연일 폭염이 계속되면서 가뭄과 고수온 증상으로 인해 농어민들이 근심이 늘어가고 있다.

26일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기상관측소 30곳 가운데 가뭄으로 분류된 지역은 2곳, 초기가뭄으로 분류된 지역은 12곳으로 나타났다.

토양수분상태(토양수분장력)가 100kPa 이하일 경우 정상, 101kPa~500kPa는 초기가뭄(건조), 501kPa이상은 가뭄(매우건조)으로 분류된다.

가뭄이 관측된 지역은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와 제주시 한림읍 동명리로 이 지역의 토양수분장력은 각각 501kPa를 기록했다.

제주시 신엄리(406kPa), 신촌리(268kPa), 동복리(272kPa), 오라2동(190kPa), 용강동(149kPa), 노형동(111kPa), 와산리(103kPa)와 서귀포시 강정동(379kPa), 신도리(197kPa), 감산리(151kPa), 중문동(126kPa), 세화리(103kPa) 등 12곳은 초기가뭄 증상을 보이고 있다.

가뭄이 계속될 경우 콩 등 일부 작물의 생육지장은 물론 이달 말부터 파종해야 하는 당근, 양배추 등 월동채소의 정식 지연 등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폭염과 고수온이 계속되는 가운데 가축과 양식장 광어들도 무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집단 폐사했다.

26일 제주시에 따르면 구좌읍의 한 양계농가에서 350마리의 닭이 폐사했다. 농장주 A씨는 이날 오전 9시 양계장 내 닭이 폐사한 것을 발견하고 제주시 축산당국에 신고했다.

제주시는 닭들이 무더위를 견디지 못해 집단 폐사한 것으로 보고 후속조치와 예방대책을 수립할 방침이다. 폐사한 닭들에 대해 조류인플루엔자(AI) 간이키트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음성으로 확인됐다.

제주시 한경면의 한 가두리양식장에서는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고수온으로 인해 광어 6만여 마리가 폐사했다.

한경면 앞바다는 지난주부터 해수면 온도가 계속 올라 27℃가까지 치솟았다. 광어 양식장의 적정 수온은 20℃이다. 해당 양식장에는 약 35만 마리의 광어가 있어 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행정 당국은 폭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행정지도 및 예찰을 강화하고 있으며, 피해예방을 위해 농업재해보험이나 양식수산물 재해보험에 꼭 가입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