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열섬현상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2018-07-25     현근탁 보건환경연구원 환경조사과장

 

 

환경에 대한 배려 부족에 의한 결과물
녹지공간 열섬 완화 귀중한 제주 자산

 

 

올 여름 서울을 비롯한 대부분 도시의 기온이 35도를 넘는 찜통더위와 열대야가 8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한다. 제주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도심 지역의 온도가 올라가는 이유와 대처 방안은 없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도심지 열섬현상(heat island)은 인구와 각종 인공시설물 증가, 콘크리트 피복 및 자동차 통행의 증가, 인공열의 방출, 온실효과 등의 영향으로 도시 중심부의 기온 주변 지역보다 현저하게 높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도시화 진행 등에 의해서 지표면 피복이 변화하거나 에너지 사용의 증가, 도시 형태의 변화에 따라 도시 공간속에 바람이 원활하게 통하지 못해 나타난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 도시 열섬현상은 환경에 대하여 충분한 배려가 부족해서 만들어진 결과물이며,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국가적 정책 전환이 없는 한 앞으로 더 악화될 우려가 있다. 열섬현상을 완화 시키는 정책이 효과를 낸다면 이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지구온난화 대책이나 도시녹화 등 다른 시책 목표 달성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열섬현상을 완화시키는 도시 만들기는 그 자체가 지역 환경에 대하여 부하가 적은 지속가능한 도시 만들기와 같다고 볼 수 있다.

도심지역의 건축물에 대한 완화 대책이나 물과 도시녹화로 증발효과를 회복하는 피복대책, 인공열의 억제를 목표로 삼는 에너지의 대책 등 착실한 준비가 필요하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불어오는 계곡바람과 해풍을 잘 활용하여 도시의 온도를 식혀주는 방안이나, 건축물의 배치나 높이 및 형태를 지역특성에 맞게 디자인하는 등 바람 길을 배려하는 도시 만들기로 쾌적한 환경을 조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

지역적 측면에서의 대책을 보면 먼저 제주지역 내 열섬현상의 특징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 기상청과 도에서 발표하는 폭염경보제도 중요하지만 도심지역 구석구석까지 온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실측데이터를 축적하여 도시전체의 열섬지도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대책이 나올 수 있도록 기초적 빅데이터를 구축해야 한다.

두 번째는 도시를 식혀주는 기능을 갖는 장소의 확대이다. 최근 도심지역의 공원을 없애고 주차장 조성을 추진하다 논란이 일면서 사업이 취소된 적이 있는데 이는 녹지공간의 중용성을 간과하면서 비롯된 것이다. 대규모 녹지나 농지 등 정리된 자연적 환경은 도시를 식혀주는 기능을 갖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세 번째로는 바람 길에 대한 배려이다. 바람 길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하천이난 수변을 살려 양질의 수변공간을 만들고 하천 주변지역에서는 건물과 녹지 등의 계획적인 배치 등을 통해서 도시 만들기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제주지역은 귀중한 도시자산인 사면의 바다를 활용해서 열섬현상을 완화할 수 있기 때문에 건물이나 녹지의 계획적인 배치 등에 의해 바다로부터 불어오는 바람 길을 확보하는 노력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어느 지역에 녹지 피복율을 10% 높이면 기온이 0.1~0.3도내려가는 효과가 있다. 이 계수는 도시 규모가 클수록 높다. 0.3도기온 저감효과는 체감적으로는 느끼지 못하는 정도지만 단순하게 계산해서 여름철에 사용전력이 약 2% 절약이 된다고 보면 된다.

잔디의 냉각능력은 1㎡당 하루에 약 2700kcal의 열을 빼앗아간다. 이 열량은 일반 가정용 에어컨 3시간 정도 가동할 때의 냉각량과 같다. 수목지역의 냉각능력을 보면 저온의 공기가 일시적으로 머물기 때문에 잔디밭처럼 개방된 장소에서도 저온으로 된다. 최대 5.0~7.0도며 일반적으로 2.0~3.0도 정도의 기온차가 여름철에 관측된다. 녹지를 잃게 되면 3.0℃ 정도의 기온이 상승한다고 말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제주 곳곳에서 나타나는 가로수인 담팔수의 질병에 의한 고사와 재선충으로 인한 수십만 그루의 소나무 벌채로 사라져 버린 숲, 중산간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사라져 버린 녹지공간 등의 경제적인 가치는 제주가 가지고 있는 무한한 자연환경의 자산을 잃어버린 것이다. 녹지공간은 도시의 열섬현상을 완화해주는 귀중한 자산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한다.